1/5

[특파원 시선] '신의 직장'이었는데…지정학적 격변에 몸살앓는 EU집행위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특파원 시선] '신의 직장'이었는데…지정학적 격변에 몸살앓는 EU집행위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특파원 시선] '신의 직장'이었는데…지정학적 격변에 몸살앓는 EU집행위
    월 1천만원대 초봉에 '철밥통'…집행위 역할 전례없는 확대에 직원 부담 가중
    업무환경 악화 속 직장내 괴롭힘 속출…2년 동안 관련 상담 요청 1천건 육박



    ADVERTISEMENT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 주요 기관들이 입주해 있는 벨기에 브뤼셀 중심가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물은 변형된 십자가 형태의 웅장한 베를레몽(Berlaymont) 빌딩이다.
    EU의 행정부 역할을 하는 집행위원회가 입주해 있는 이 건물에서는 독일 국방장관 출신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정점으로 27개 회원국에서 선발된 직원 3만명이 EU의 각종 정책을 입안하고, EU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할 초급 신입 관료를 선발하기 위해 올해 초 7년 만에 시동을 건 공채 경쟁률이 100대 1을 훌쩍 넘을 만큼 집행위원회는 브뤼셀에서도 가장 선망받는 일터 중 하나로 꼽힌다. EU 시민권을 지닌 대학졸업자에 한해 지원할 수 있는 EU의 'AD5' 행정관 1천490명을 뽑기 위한 이번 채용에는 약 17만5천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EU 관료 경력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AD5 직책이 최고 월 7천 유로(약 1천300만원)에 달하는 초봉을 받을 정도로 후한 급여 수준에 '철밥통'이라고 불릴 만큼 높은 고용 안정성까지 더해지면서, EU 집행위원회는 유럽인들에게는 매력적인 일자리로 여겨진다. 특히 본국에 양질의 일자리가 적은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남유럽에서는 집행위 입성을 꿈꾸는 사람들이 유독 많다.
    하지만, 최근 지정학적 격변 속에 집행위의 역할이 늘어난 것에 비례해 전반적인 업무 부담이 커짐에 따라 집행위 내부에서는 근무 환경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의 공동 대처 조율과 안보 강화부터 변덕스러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안정적인 관계 관리, 천문학적인 대중국 무역 적자 대처에 이르기까지 EU 집행위는 몇 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중하고 긴박한 과제를 떠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 하는 고위직들이 실무진을 다그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겪는 직원들도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집행위원회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상담 제도를 도입한 2024년 가을 이후 관련 상담 요청이 거의 1천건에 달할 정도라고 폴리티코 유럽판은 6일(현지시간) 전했다.
    유럽인들이 대부분 휴가를 떠나는 8월이 되면서 평소 각종 회의와 기자회견이 쉴 새 없이 진행되던 집행위원회가 입주한 베를레몽 빌딩도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하지만 이런 한산함도 잠시뿐, 역대급 폭염을 관통해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베를레몽 빌딩은 굵직한 현안들을 놓고 다시 '초긴장 모드'로 복귀할 것이다.
    우선 EU가 오는 10월을 무역 불균형 문제로 대립 수위를 높이고 있는 중국과의 갈등을 풀기 위한 시한으로 설정한 까닭에, 이때까지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분주히 움직일 수밖에 없다.
    빅테크 규제 등을 둘러싼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풀고, 중동 전쟁 여파로 인한 에너지값 급등 속 겨울철 에너지 비축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발등의 불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난타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5년을 향해 가는 우크라이나전의 향방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여기에 지난주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자치령 세우타에서 벌어진 이주민 무단 난입 사태로 한동안 수면 밑에 가라앉아 있던 이민자 문제가 다시 최우선 현안으로 떠오른 것도 EU 집행위로서는 부담스럽기만 하다.
    ykhyun14@yna.co.kr
    (끝)

    ADVERTISEMEN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