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패권 경쟁, 아르헨 에너지·통신 분야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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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계약을 추진하는 아르헨티나 기업 임원들에게 미국 비자 취소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클라린에 따르면 미국은 아르헨티나 네우켄주의 전력 협동조합(CALF)이 화웨이와 데이터센터 구축 계약을 추진할 경우 이사진의 미국 비자를 취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대상은 CALF 이사 16명과 감사 2명 등 최소 1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라멜라스 아르헨티나 주재 미국대사는 클라린에 이번 조치가 화웨이와 추진 중인 계약에만 적용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미국 기업들이 대거 투자한 바카 무에르타(대규모 석유 및 셰일가스전 지대)의 통신 인프라에 중국 기술이 도입되는 것은 아르헨티나 주권 침해나 내정간섭이 아닌 미국의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민감한 문제라며, "미국 입국은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의 영향 아래 있으며 정보수집과 스파이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해 왔으며,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 도입을 자제하도록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이에 대해 CALF는 미국 대사관과 아르헨티나 외교부에 공식 서한을 보내 미국의 조치에 불만을 표했다.
CALF는 성명에서 미국 측이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기술적 문제나 보안 우려를 제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비공식적 왓츠앱(메타의 메신저 서비스) 메시지만으로 비자 취소 가능성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화웨이와의 협력은 특정 국가와의 지정학적 관계 때문이 아니라 품질과 가격, 금융 조건 등 기술적·상업적 기준에 따른 사업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사의 통신망은 미국산(HPE·APC·이튼), 스위스산 에이비비, 유럽산 마이크로틱, 화웨이 장비가 함께 운영되는 다중 공급업체 체계라며 특정 국가의 기술에 의존하는 구조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중국도 즉각 반발했다. 아르헨티나 주재 중국대사관은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이 '중국 위협론'을 과장하고 국가안보 개념을 남용해 아르헨티나 기업과 화웨이 간의 정상적인 협력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대사관은 "비자 취소를 무기로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것은 미국의 오만과 편견을 보여주는 행위이자 아르헨티나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 처사이며 자유시장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자유를 내세우면서도 중국 기업의 제3국 경제활동은 용인하지 않는 미국의 위선이 드러났다"며 "미국에 패권적 행위와 정치적 공작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아르헨티나의 에너지·통신 분야에서도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sunniek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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