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스페인-모로코 '세우타 월경' 두고 책임 공방 고조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스페인-모로코 '세우타 월경' 두고 책임 공방 고조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스페인-모로코 '세우타 월경' 두고 책임 공방 고조
    양국 표면적으로는 사태 수습 공조…등뒤에선 서로 "네 탓"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스페인령 세우타로 수만 명이 한꺼번에 무단으로 넘어간 월경 사태를 두고 모로코와 양국 간 책임 공방이 커지고 있다.
    양국은 공식적으로는 상대국 책임을 거론하기보다 협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치권이나 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상대편 잘못으로 벌어졌다는 주장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스페인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모로코의 묵인 없이 수만 명이 국경을 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고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로코 경찰이 국경으로 향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을 차단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목격담도 나오고 있다. 다만 모로코 정부는 국경 통제를 완화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모로코가 사실상 대부분 지배하고 있는 서사하라를 두고 갈등 관계인 알제리에 최근 페트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방문하면서 이에 대해 모로코가 경고를 보낸 것이라거나, 애초 모로코가 아프리카 내 스페인령인 세우타와 멜리야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 사태의 배경이 됐다는 전문가 분석도 있다.
    산체스 총리의 사회노동당과 연정을 구성하는 좌파 정당 마스 마드리드 소속 에두아르도 루비뇨 의원은 "모로코가 우리 주권을 공격하는 데 사람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1야당 국민당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대표는 스페인이 모로코에 "국경 안보에 관한 의무를 이행하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며 "해서는 안 될 일이 있고,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강력한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가 벌어진 세우타의 후안 헤수스 비바스 행정수반은 3일 스페인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주민들은 이번 일을 모로코가 최소한 부추기거나 허용한 것으로 느꼈다"며 "모로코는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모로코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다만 산체스 총리는 지난달 31일 세우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사태를 "스페인의 영토 보전에 대한 공격이며 침해"라고 규정하면서도 이를 모로코와 연결 짓지는 않았다.
    산체스 총리는 오히려 모로코를 "동맹국"이라고 부르며, 무단 입국자들을 송환하는 데 협조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사태 발생 직후 말을 아끼던 모로코 정부는 지난 2일 처음 내놓은 공식 입장에서 "디지털 공간의 편향적 악용, 허위 정보의 확산, 인신매매 조직의 개입, 유럽으로의 접근이 법적 제약 없이 쉽게 가능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일으킨 오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국을 향한 책임론, 배후설 등이 계속 제기되자 정부 내에서 "우리는 책임을 다했다"며 스페인을 겨냥한 비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모로코 국영 MAP 통신은 3일 이 같은 정부 인사들의 주장을 잇달아 보도했다.
    한 모로코 정부 인사는 "이주 문제는 모두가 각자의 책임을 져야 하는 복합적 사안"이라며 "우리는 우리 책임을 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인사는 모로코가 있는 서부 지중해 항로가 수년간 유럽에서 가장 문제가 적은 이주 경로였다며 "이는 모로코가 막대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입해 왔고 지금도 계속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24~2025년 모로코가 약 16만건의 불법 이주 시도를 차단했으며, 불법 이주 조직 632개를 적발·해체했고, 3만2천 명 이상을 해상에서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모로코 정부 관계자는 "이주 방어선은 스페인 법원의 판결 때문에 약화했다"며 지난달 8일 해상을 통해 입국한 불법 이주민에게 자동 송환 절차를 적용하지 못하도록 한 스페인 법원 판결을 이번 사태의 주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인신매매 조직과 이주민 모두에게 이 판결은 사실상 해상 불법 입국에 면책을 부여한 것이나 다름없었다"며 "이 판결은 스페인 당국도 충분히 알고 있었으며, 전체 대응 체계를 약화한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모로코 정부 관계자는 나아가 스페인 측이 이번 사태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모로코는 유럽의 경찰도, 관리인도 아니며 진정한 파트너십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책임 있는 파트너로 행동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모로코는 이주 문제에 안보 중심 해법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며 세우타에서 대규모 자발적 귀환이 이뤄진 것이 중요한 의미라고 주장했다.
    그는 "불법 이주에 대한 가장 좋은 대응은 개발"이라며 "젊은이들은 모로코의 현실이 자신들이 꿈꿨던 '엘도라도'(이상향)보다 훨씬 낫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한 뒤 돌아왔다. 엘도라도는 신화에 불과하며, 우리 젊은이들이 자발적으로 돌아오면서 그 신화를 스스로 깨뜨렸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 책임론은 유럽연합(EU) 등에서 외교 현안으로도 번지고 있다.
    사태가 벌어진 이후 여러 EU 정상과 유럽 극우 정당들은 스페인이 EU의 외부 국경 통제에 실패했고, 수십만명의 불법 체류자에게 합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번 사태를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실제 스페인 정부는 올해 초 범죄 이력이 없는 장기 불법체류자에게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정책을 발표하고 100만명 넘게 신청받았다.
    EU 회원국 정상 22명은 지난 1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에게 공동서한을 보내 "이주민 유입을 유인할 수 있는 국가 정책에 대해 EU 차원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대니 다논 유엔 대사는 세우타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엑스(X)에 "스페인이 계속 우리를 가르치려 하기 전에, 왜 아직도 아프리카에 식민지 영토를 유지하고 있는지 세계에 설명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적었다.
    앞서 세우타에서는 지난 1일까지 최대 6만명으로 추산되는 불법 이민자가 모로코에서 국경을 넘어 밀려들었다. 스페인 정부는 이들 가운데 72명이 익사하거나 압사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모로코 내무부는 세우타로 4만명, 멜리야로 1천135명이 진입했으며 1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rao@yna.co.kr
    (끝)

    ADVERTISEMENT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