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ㆍ인플레 우려 등 추가 압박 요인…'매도세가 기회'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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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주식시장이 지난 7월 큰 하락을 겪으면서 앞으로의 시장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 관심이 크다.
블룸버그 통신은 7월의 급락이 앞으로 신흥국 시장에 닥칠 격랑을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면서도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올해 1월~6월 신흥국 주식시장은 2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7월에 크게 출렁이면서 연초 대비 상승률은 18%로 내려갔다.
지난달 31일에 한국의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대인 18% 폭등하면서 하락 폭을 대폭 줄이긴 했지만 신흥 시장 투자자들에게 7월은 여전히 '힘든 한 달'로 기억된다.
주가를 출렁이게 한 주요 원인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에 대한 우려다.
이런 우려는 반도체 제조 강국인 한국과 대만의 주가를 크게 흔들고 있다. 이 두 나라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 시장 지수의 약 45%를 차지하고 있다. 신흥 시장 지수가 소수의 반도체 기업 주가에 크게 좌우되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7월31일 반도체 대기업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최대 30%까지 급등하자 MSCI 지수는 2008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런 AI 주도 변동성 외에도 거시 경제적 압박 요인은 많다.
중동 전쟁이 다시 격화되면서 7월 국제유가는 20% 급등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나인티원자산운용의 신흥시장 분석가 로저 마크는 이런 요인들이 신흥 시장에 '불안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확실한 요소가 많고 상황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면서 "신흥 시장 관점에서 볼 때, 주요 위험은 에너지 부문에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과 연준 금리 정책은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최근 신흥 시장 투자 의견을 '시장 비중'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유가와 매파적 연준, 달러 강세, AI 피로감 등 네 가지 단기적 역풍이 동시에 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는 최근 AI 관련 매도세를 기회로 보기도 한다.
윌리엄 블레어 투자운용의 찬단 칸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는 방금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일시적 급락(air pocket)을 겪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빚)가 청산되었기 때문이며, 장기적 관점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 시장도 주시하고 있다.
연준이 지난달 금리를 동결하자 투자자들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란 전쟁 발발 후 이미 약 65bp(1bp=0.01%포인트) 상승했는데,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선진국의 국채금리 상승은 신흥국 국채와의 스프레드를 줄여 신흥국 국채의 매력을 떨어뜨린다. 현재 미국과 신흥국 간 국채 스프레드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모건 스탠리의 사이먼 웨이버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지속적인 긴축 사이클에 돌입할 경우 신흥국 채권이 가장 취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스프레드가 좁아지면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국채와 재무 상태가 취약한 기업 채권에 대한 보호 장치가 대폭 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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