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확산에 주니어 개발자 채용 감소
가트너 "인재 파이프라인 고갈…혁신 정체 우려"

(서울=연합뉴스) 권하영 기자 =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반 코딩 도구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초기 경력(주니어) 소프트웨어(SW) 개발자 고용이 챗GPT 출시 직후 3년 새 2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코딩 업무를 대신할 수 있다는 인식이 기업 채용 전략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수년 내 심각한 인재 공급 부족과 비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ADVERTISEMENT
◇ "개발자는 코더가 아니다"…AI가 대체하는 건 업무의 15%
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니어급 SW 개발자 고용은 챗GPT 출시 전후인 2022년 말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7월 기준 약 20% 줄었다.
스탠퍼드대 연구에서도 주니어 개발자 채용의 뚜렷한 감소세가 확인됐으며, 리눅스재단의 인재 계획 조사에서는 신입 수준 기술 직군이 AI 관련 채용 축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채용 위축의 배경에는 SW 엔지니어를 단순 '코더'로 보는 시각이 자리한다.
하지만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마이크로소프트(MS)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실제 코드를 읽거나 작성하는 데 쓰는 시간은 하루 업무의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시간은 협업과 회의, 기획, 검증, 지속적 학습 등 품질·안전성·납기에 직결되는 비(非)코딩 활동으로 채워진다.
현실에서 AI가 생성한 코드의 품질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25 웹 개발 AI 현황' 조사에서는 개발자 76%가 AI 생성 코드의 절반 이상을 직접 수정한다고 답했다. AI 도구 활용의 큰 어려움 중 하나로는 출력 결과의 정확성 검증과 오류 탐지가 꼽혔다.
이는 결국 코드를 검토하고 통합하며 책임지는 인력은 여전히 필요하며, 특히 결함·보안 실패에 대한 허용 한계가 낮은 핵심 시스템일수록 그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 주니어 줄이면 시니어도 무너진다…번아웃·비용 악순환
주니어 채용을 줄이면 시니어 엔지니어의 업무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
시니어들이 시스템 유지보수와 운영 부채 처리에 잠식되면서 신규 SW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여력이 사라지는 구조적 정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링 인텔리전스 기업 젤리피시의 '2025 엔지니어링 관리 현황'에 따르면, 이미 엔지니어링 관리자의 46%는 이 같은 이유로 향후 개발자 번아웃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재 희소성과 비용 급등이 맞물리는 악순환이 불가피하다.
AI 증강 SW 엔지니어링에 필요한 깊이 있는 역량은 수년간의 현장 경험과 조직 맥락의 축적을 통해 강화되는 만큼, 주니어 인력 공급이 단기간에 끊기면 미래의 시니어 인력 풀도 함께 위축될 수 있다.
실제 은행·보험·정부·공공기관 등에서 대규모 업무 처리에 오래 사용해 온 프로그래밍 언어인 코볼(COBOL) 개발자의 평균 연봉은 11만5천달러에 달한다. 이는 인재 공급 감소가 보상 인플레이션으로 직결되고 있음을 뜻한다.
ADVERTISEMENT

◇ "비용 아닌 파이프라인"…역할 재정의로 육성해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은 주니어 채용 중단이 아닌 역할의 격상이다.
AI가 반복적인 코딩을 맡는 만큼, 주니어 엔지니어는 테스트·검증·제품 이해·이해관계자 협업·시스템 수준의 문제 해결 등 더 높은 가치의 업무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AI 생성 산출물을 검토·통합·판단하는 역할을 주니어에게 명시적으로 부여해 시니어의 검토 부담을 줄이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니어 인력을 활용해 AI 기반 혁신 실험을 가속하는 방안도 제안된다.
최근 AI가 시제품 제작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는 만큼, 주니어 엔지니어가 주도하는 소규모 팀 조직을 구성해 빠르게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AI 생산성을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로 전환하는 경로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트너는 향후 이러한 기술 격차를 조직 목표 달성의 최대 장애물 1위로 지목하며 "2028년까지 AI를 이유로 주니어 역할을 축소한 기업은 자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인재 파이프라인을 고갈시켜 결국 혁신이 정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wonh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