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주의 단체 "당 장악" 목표…당 주류 "본선 경쟁력 약화" 경계
트럼프, '공산주의' 프레임 걸기 본격화…중간선거 중도층 영향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오는 11월 중간선거 예비선거 과정에서 민주사회주의 후보들이 약진하면서 당내에서 선거 전략과 노선을 둘러싼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민주사회주의 후보들은 민주당이 서민 경제와 불평등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하며 진보층과 젊은 층의 표심을 파고드는 반면, 당 주류는 이들의 급진 좌파 이미지가 중도층 공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이란전과 고물가로 수세에 몰렸던 공화당은 이를 계기로 민주당 전체를 '사회주의', '공산주의' 정당으로 규정하는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상·하원 다수당을 가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노선 논쟁과 공화당의 '사회주의' 색깔론 공세가 중도층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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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사회주의 후보 선전…민주당 주류 "중도 놓칠라" 경계
최근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와 맞설 후보를 선출하는 민주당 예비선거 과정에서 민주사회주의를 표방하거나 급진적 진보 성향 단체인 '미국민주사회주의자(DSA)'의 지지를 받는 후보들이 잇따라 약진했다.
민주사회주의자를 표방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과 DSA가 지지한 후보 3명이 지난 달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했으며 이 중 2명은 현직 의원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최근 펜실베이니아와 콜로라도에서도 민주사회주의 후보들이 선전했다.
이들은 의료보험 확대, 부유층 증세, 주거비 부담 완화, 노동시간 단축 등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전면에 내세우며 젊은 층과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민주당 주류는 이 같은 흐름이 자칫 당 전체를 '좌클릭'한 정당으로 비치게 하면서 본선에서 중도층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29일(현지시간) '소수의 사회주의자 집단이 민주당에 공포를 퍼뜨리고 있다' 제하 기사에서 당 주류가 민주사회주의 세력의 부상을 "근본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당 주류가 급진적인 극단 세력이 당을 장악하고 당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티파티(tea party) 사태'가 재현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짚었다.
과거 감세와 정부 지출 축소 등을 내세운 강경 보수 성향 '티파티' 세력이 공화당 내 정치 지형에 상당한 영향을 줬던 것처럼, 민주사회주의 세력 역시 민주당의 노선과 선거 결과에 적잖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당내에서는 민주사회주의 세력의 부상이 공화당에 공격의 빌미를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시카고 시장과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정치 평론가 람 이매뉴얼은 CNN에 이번 중간선거가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할 중요한 선거라면서 "DSA로 인한 (관심의) 분산으로 그 기회를 위험에 빠뜨릴 순 없다"고 말했다.
현재 회원 12만명 이상을 보유한 급진적 진보 성향 단체 DSA 지도부는 민주당을 "적대적 인수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DSA 전국위원회 인사인 사라 알모사위는 "DSA의 궁극적인 전략은 주류 민주당원들을 예비선거에서 몰아내는 것"이라며 "우리가 당을 장악할 것이다. 그들(민주당 주류)은 미국 국민들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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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이란전·물가 악재 국면 전환 시도…'공산주의' 프레임까지
공화당은 민주당 내부의 이런 갈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란전이나 물가 등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각종 악재보다 민주당의 급진화 논란을 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하려는 전략이다.
CNN은 이날 "공화당이 현대판 '적색 공포'(Red Scare)를 조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시간주 현장 연설에서 '공산주의자'나 '공산주의'라는 표현을 13차례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산주의는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진주만 공격, 심지어 9·11 테러를 포함해 역사상 우리나라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미 건국 250주년 기념 연설에서도 "미국은 결코 공산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진보 진영을 향한 이념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산주의 체제는 미국 체제의 정반대이며, 공산주의 체제는 제대로 작동한 적이 없다"며 "그것(공산주의)은 암과 같다. 잘라내야 한다. 빨리 잘라내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이는 냉전 시기 미국 사회를 휩쓴 '적색 공포'를 연상시키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을 급진 좌파 정당으로 규정해 무당층과 중도 보수층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사회주의를 공산주의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민주사회주의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틀 안에서의 사회안전망 확대, 부유층 증세, 보다 엄격한 기업 규제를 지향하는 반면 공산주의는 사유재산 폐지와 중앙계획경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DSA의 지향점은…민주사회주의 정치인 정책과 차이도
그렇다면 민주당을 보다 왼쪽으로 끌어당기려는 DSA가 추구하는 정책적 지향점은 무엇일까.
CNN에 따르면 DSA는 16가지 항목으로 된 자체 강령을 두고 있다.
강령은 노동자와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복지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상의료 확대와 주 32시간 근무제, 공공 소유 사회주택 공급 확대, 임대료 통제 등이 대표적 정책이다.
나아가 상원 폐지, 이민세관단속국(ICE) 폐지, 경찰 및 교도소 폐지, 성차별 금지, 친환경 에너지·교통 정책, 전쟁 종식,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확대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도 주장한다.
이 가운데 일부 정책은 민주당 진보 진영에서도 공감을 얻고 있지만, 상원 폐지나 ICE·경찰 폐지 등은 민주당 내에서도 급진적 구상으로 평가된다.
CNN은 또 이 강령에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나 재원 조달 방안이 담겨 있지 않아 당장 현실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DSA와 민주당 내 민주사회주의 정치인을 동일시하기도 어렵다.
일례로 맘다니 뉴욕시장은 DSA 회원이지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DSA 회원이 아니다.
위스콘신 주지사 예비선거에 출마한 프란체스카 홍(한국명 홍윤정) 후보는 앞서 경찰 폐지 구상을 지지했지만, 전날 위스콘신주 토론회에서는 DSA의 전체 강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본선에서 민주사회주의 후보들이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력이 될지, 아니면 공화당의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 프레임 공세에 빌미를 제공하며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또 선거에서의 흥행과 실제 정책의 성과는 별개의 문제다.
맘다니 뉴욕시장 역시 무상 버스와 임대료 동결, 공공주택 확대 등 핵심 공약을 제시했지만, 재원 마련과 시의회 협조, 정부와의 권한 문제 등으로 실제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난관에 직면하고 있다.
결국 오는 11월 중간선거는 민주사회주의가 민주당의 새로운 확장 전략이 될지, 아니면 공화당의 프레임에 갇히는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yu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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