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협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비용 부담하는 '말라카 해협' 모델
미·이란 공습 멈춘 상황서 오만의 공동관리 체계 제안 주목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호르무즈 해협 연안국인 오만이 이란에 자발적 통행료 징수를 포함한 호르무즈 해협 공동관리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역내 소식통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역내 국가들의 지지를 받는 오만의 제안에 따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단독 통제권을 행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오만의 이번 제안은 해협 이용자들이 항해, 환경 보호, 수색·구조 활동의 기금 마련을 위해 자발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말라카 해협'의 사례를 모델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이 제안이 역내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말라카 해협에서는 해운 선사들이 부표와 등대를 비롯한 항행 안전 시설의 유지보수를 위해 기여금을 내고 있다.
오만 외무부 관계자는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도 이번 논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IMO 대변인은 "새로운 항로나 해상 교통 관리 조치에 대한 모든 제안은 회원국들의 검토를 위해 IMO에 제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IMO는 지난 1968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공인된 국제 항로를 설정한 바 있다.
현재 이 항로들은 이란의 기뢰 위험 속에서도 이용되고 있으며, 이란은 선박들에게 자국 연안에 더 가까운 항로를 이용할 것을 촉구하는 반면 미국은 오만 측에 더 가까운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에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오만은 그동안 여러 차례 이란이 추구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만 측은 9일 열린 IMO 이사회에서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통행료 부과를 지지하지 않는다"면서 "동시에 오만은 항행 지원 서비스와 관련된 자발적 협정을 모색하는 데에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란은 미국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 5항을 근거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인정했다고 주장해왔다.
이 조항을 근거로 이란은 지정된 항로를 통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을 최근 여러 차례 공격했다.
미국이 대응 차원에서 이란에 공습을 가하고, 이란도 역내 미군기지에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전면전 재개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은 23일을 마지막으로 이란을 겨냥한 공습 작전을 돌연 중단했고, 이란 역시 대미 군사 행동을 중지한 상태다.
이와 맞물려 파키스탄과 카타르 등 중재국들이 10일 휴전안 등을 제시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재개를 위한 외교적 해법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미국이 이란과 '좋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미국의 공습이 재개될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과 전화로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논의했다.
이란 외무부 성명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지역 내 안정을 구축하고 미국의 공격적인 행동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에 야기된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의 외교적 노력을 진전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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