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피델과 함께 혁명 주역인 라울의 기념식 불참 놓고 관측 무성
쿠바 전면봉쇄 나선 美, 지난 5월 카스트로 기소…쿠바 대통령, 美주장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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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쿠바 혁명 기념행사에 혁명의 상징인 라울 카스트로 전 대통령(국가평의회 의장)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불참해 그 배경을 둘러싸고 관측이 무성하다.
26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쿠바 동부 피나르델리오에서 열린 기념행사에는 수많은 시민이 모여 쿠바 국기를 흔들었으나, 카스트로 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가 이 행사에 불참한 것은 최소 30년 만에 처음이다. 쿠바 당국은 불참 사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미겔 디아스카넬 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시작하며 카스트로 전 대통령이 보낸 축하 메시지를 대신 읽었다.
올해 95세인 카스트로 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6월 내무부 창설 기념행사가 마지막이었다.
매년 열리는 혁명 기념행사는 1953년 7월 26일 피델 카스트로와 라울 카스트로 형제가 바티스타 독재 정권에 맞서 몬카다 병영과 카를로스 마누엘 데 세스페데스 병영을 습격한 사건을 기념한다.
당시 군사 작전은 실패로 끝났으나, 1959년 쿠바 혁명 성공의 기폭제가 됐다.
피델 카스트로는 1976년부터 2008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뒤 2016년 사망했다. 라울 카스트로는 형에 이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현재 카스트로 전 대통령은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쿠바의 막후 실력자로 평가받는다.
이런 그가 혁명 기념행사에 불참한 것은 최근 악화일로인 쿠바와 미국 간 관계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쿠바의 핵심 동맹국인 베네수엘라를 공격한 이후 쿠바를 장악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밝히면서, 쿠바 정권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쿠바에 연료를 공급하는 국가들을 상대로 고강도 제재를 가해 사실상 쿠바를 전면 봉쇄 중이다. 이에 따라 쿠바 전역에서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는 등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경제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경제 봉쇄뿐 아니라 미국 법무부는 지난 5월 카스트로 전 대통령을 기소해 정치적 긴장감도 높였다.
1996년 미국 마이애미 기반 쿠바 망명자 단체인 '구출의 형제들'이 운용하던 항공기 2대를 쿠바군이 격추해 탑승자 4명이 사망한 사건에 관여한 혐의를 제기한 것이다. 사건 당시 카스트로 전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었다.
이날 연설에 나선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미 국무부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를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해당 보고서는 쿠바가 지난 수십 년간 미국과 중남미를 상대로 좌파 첩보 및 공작망을 운영해 왔다고 주장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쿠바는 냉혹하게 계산된 집단학살의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ksw0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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