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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유엔 공채' 1기 "유엔은 국익 경쟁무대…실리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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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유엔 공채' 1기 "유엔은 국익 경쟁무대…실리 챙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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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유엔 공채' 1기 "유엔은 국익 경쟁무대…실리 챙겨야"
    31년 유엔 몸담은 정담 前군축팀장, 인터뷰서 제언
    "'유엔 재정 9위' 한국, 실익 챙길 전략·장기 기조 절실"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밖에서 보는 유엔은 이상적인 공간이지만, 실제로는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장입니다."
    1991년 한국의 유엔 가입으로 국가별 경쟁채용시험(NCRE·현 YPP)을 통한 한국인의 유엔 사무국 정규직 진출 길이 처음 열렸다.
    정담(65) 전 유엔 군축팀장은 이 제도를 통해 선발된 '한국인 유엔 공채 1기' 가운데 한 명이다.
    1995년 2월 입사해 지난달 30일 31년여간의 근무를 마치고 정년 퇴임한 그를 최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만났다.
    이달 말 귀국을 앞둔 그는 한국이 유엔 재정분담금 9위 국가에 걸맞는 실익과 영향력을 확보하려면 보다 전략적이고 일관된 외교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유엔은 국익 경쟁의 현장…적극적으로 실익 챙겨야"
    2차 세계대전 직후 세계 평화와 국제 협력을 목표로 창설된 유엔은 흔히 '세계 정부', '평화의 수호자'와 같은 이미지로 인식된다.
    하지만 정 전 팀장이 30여년간 몸담으며 경험한 유엔은 각국이 국익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외교 무대였다.
    한국은 정규 분담금 순위 9위에 이르는 유엔의 '큰손'이지만, 낸 돈에 비해 국제무대에서 확보하는 실익과 영향력은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를 보면 유엔에 재정 지원을 하면서 자국민 채용이나 자국 기업의 프로젝트 참여, 자국어 가능 인력 배치 등을 적극적으로 요구한다고 한다.
    반면 한국은 돈을 주면서도 상대적으로 '점잖게' 행동할 때가 많아 실익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정 전 팀장의 지적이다.
    정 전 팀장은 "사실은 어느 나라도 돈을 그냥 주지는 않는다. 목적을 갖고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별 국가의 '국익'과 유엔이 공유하는 '공공의 목적' 사이의 접점을 찾아 실익을 실현해 내는 기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정권 따라 흔들리는 외교 벗어나 장기 전략 필요"
    정 전 팀장은 유엔에서 한국이 영향력을 확대하기 힘든 요인으로 '지역 블록'의 부재와 외교 기조의 가변성을 꼽았다.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 남미 국가들은 각자 지역 블록을 형성해 함께 움직이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동북아시아 지역은 한·중·일 간 이해관계가 달라 협력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국내 정권 교체 때마다 외교 정책과 목표가 바뀌다 보니, 함께 일하는 유엔 조직도 헷갈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 성향과 무관하게 일관되고 지속 가능한 국가 차원의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엔 커리어 내내 군축실에서 근무한 그는 자신을 '현실주의파'로 정의하며 이상보다 현실에 기반한 군축을 강조했다. 군축실은 전 세계의 무기 통제와 대량살상무기 비확산·감축을 담당한다.
    특히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가 핵보유국 중심으로 형성된 측면이 있는 만큼, 한국 역시 국제적 명분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와 이익에 부합하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군축만큼 불공평한 영역도 없다"며 정해진 틀에 갇히지 않는 유연한 생각과 전략을 강조했다.



    ◇ "PKO 황금기 지나 위상 추락…그래도 유엔은 대체 불가능"
    1990년대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이 활발했던 '유엔의 황금기'를 경험한 정 전 팀장은 최근 유엔의 위상 변화에 씁쓸함을 표했다.
    입사 당시 "선배들이 'PKO에 파견되면 처우와 지원이 정말 좋다'고 말하곤 했다"며 분쟁지역에도 유엔 깃발을 단 차량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유엔의 권위가 존중받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지금은 유엔을 창설한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P5)들부터 국제법과 원칙을 앞장서 위반하고 있다"며 "국제질서 자체가 침체하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곧 새 사무총장이 취임하더라도 냉혹한 국제환경과 재정난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유엔이 여러 면에서 매우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퇴임하며 동료들에게도 "당분간 어려울 테니 잘 버텨라"라고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유엔이 내일 당장 문을 닫더라도 전세계는 이를 대체할 기구를 다시 만들어야 할 만큼 유엔의 존재 가치와 역할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07년 '한국 문화 모임'을 만들어 유엔 내 K컬처를 알리는 데에도 앞장섰던 그는 유엔 근무의 가장 큰 즐거움으로 '다양성'을 꼽았다.
    그는 "다양한 문화와 종교를 가진 동료들과 공동의 목표를 위해 일한 시간 자체가 큰 즐거움이었다"고 회상했다.
    귀국 후에는 은퇴한 한국인 유엔 직원들을 모아 '전직 유엔 직원 네트워크'를 만들어 국제기구 진출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정보와 경험을 전하고, 은퇴자들의 국내 정착도 돕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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