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유보서 태도 바꿔…외교적·국내 정치적 계산 고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 세네갈 대통령이 과거 정적이었던 마키 살 전 대통령을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공식 지지하면서 세네갈 정국과 유엔 사무총장 선출 구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AFP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네갈 외교부는 지난 20일 파예 대통령이 살 전 대통령을 세네갈 정부의 공식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지지하기로 결정하고 정부에 그의 선거운동을 적극 지원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파예 대통령은 살 전 대통령에 대해 "아프리카를 위한 세네갈의 후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으로 지난 17일 세네갈을 방문해 대통령궁에서 파예 대통령과 회동한 이후 이뤄졌다.
살 전 대통령은 2024년 퇴임한 뒤 모로코에 거주해왔으며, 이번 귀국은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거를 앞두고 모국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됐다.
파예 대통령의 지지 발표는 그에 대해 적대적이었던 종전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2024년 대선에서 세네갈애국자당(파스테프·PASTEF) 소속 후보로 당선된 파예 대통령은 당시 파스테프 당 대표였던 우스만 송코 현 국회의장과 함께 살 전 대통령의 3선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파예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도 살 정부의 국가부채 은폐와 재정 부실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책임을 추궁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파예 대통령이 송코 의장과 정치적으로 결별하며 세네갈 권력 구도가 급변했다.
파예 대통령은 지난 5월 송코를 총리직에서 해임했고, 이후 송코는 파스테프 의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송코 의장을 중심으로 한 의회는 이후 총리·의회의 권한을 확대하고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헌법 개정안까지 의결했지만, 지난 9일 헌법위원회에서 개헌절차 위반을 이유로 위헌으로 결정되기도 했다.
현재 파예 대통령은 독자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네갈 정치권에서는 파예 대통령의 이번 지지 발표가 단순한 외교적 고려만이 아니라 살 전 대통령 측과 관계 개선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넓히려는 국내 정치적 계산도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종전 파예 대통령 측근 일부가 이번 지지 발표에 반발하기도 해 정치적 유불리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살 전 대통령으로서는 파예 대통령의 지지가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륙 안배를 고려할 경우 유력한 지역으로 거론되는 중남미 출신 후보와 여성 후보들이 대거 출마한 가운데 아프리카 대륙 출신인 살 전 대통령은 자국의 지지마저 받지 못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지에 있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는 아프리카연합(AU) 순회의장국인 부룬디의 추천으로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에 세네갈 정부가 공식 지지를 선언하면서 이런 약점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지지가 그의 후보 입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