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당뇨병 환자 3만9천여명 분석…"치료 효과·부작용 함께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비만 치료제로도 널리 쓰이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를 사용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다른 계열의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보다 탈모 위험이 37~68%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연구팀은 23일 의학저널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 3만9천여명의 전자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GLP-1 치료제가 다른 치료제보다 탈모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그러나 탈모가 발생할 절대 위험은 크지 않았고 대부분 모낭이 손상되지 않아 다시 머리카락이 자랄 수 있는 비반흔성 탈모로 분석됐다며 이런 위험을 알고 치료 효과와 함께 종합적으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혈당을 낮추는 동시에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제2형 당뇨병 치료뿐 아니라 비만 치료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 등이 있다.
연구팀은 최근 이들 약물을 사용한 뒤 탈모가 발생했다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탈모가 GLP-1 계열 치료제의 부작용일 가능성이 제기돼 왔지만 지금까지 탈모 위험을 다른 당뇨병 치료제와 직접 비교하는 연구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2019년 1월~2024년 9월 펜실베이니아대 의료시스템의 전자의무기록에서 GLP-1 계열 치료제,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 또는 디펩티딜 펩티다아제-4(DPP-4) 억제제를 새로 처방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탈모 발생 위험을 비교했다.
분석에는 GLP-1 계열 치료제 사용자 1만2천4명과 SGLT-2 억제제 사용자 1만5천221명, 또 다른 GLP-1 계열 치료제 사용자 1만1천964명과 DPP-4 억제제 사용자 1만1천238명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GLP-1 계열 치료제 사용자는 나이, 성별, 인종, 기존 질환, 다른 약물 사용, 체질량지수(BMI) 등을 보정한 뒤에도 SGLT-2 억제제 사용자보다 탈모 위험이 37% 높았고, DPP-4 억제제 사용자보다는 6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절대 위험은 낮았다. SGLT-2 억제제와 비교한 코호트에서는 GLP-1 계열 치료제의 탈모 발생률은 1천 인년당 6.91건(대조군 5.04건)이었고, DPP-4 억제제와 비교한 코호트에서는 6.53건(대조군 3.89건)이었다.
연구팀은 이는 환자 1천명을 1년 동안 추적했을 때 GLP-1 계열 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에서 탈모가 6~7명 정도 발생하는 수준으로, 상대적 위험은 증가하지만 절대 위험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추가 분석에서는 위험 증가가 대부분 모낭이 파괴되지 않아 치료하거나 원인이 해소되면 다시 머리카락이 자랄 가능성이 있는 비반흔성 탈모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체중이 빠르게 줄면 생리적 스트레스가 생기고 철분, 아연, 비오틴 같은 영양소가 부족해져 모발 성장 주기가 깨질 수 있다며 GLP-1 치료제가 직접 모낭을 손상하기보다 급격한 체중 감소에 따른 대사 변화가 탈모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GLP-1 계열 치료제는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 등 여러 임상적 이점이 있다며 절대적 탈모 위험은 낮은 만큼 이런 잠재적 부작용과 치료 효과를 함께 고려해 의사와 상의하며 치료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출처 : The BMJ, Huilin Tang et al., 'Risk of hair loss associated with 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s in adults with type 2 diabetes: target trial emulation', https://www.bmj.com/content/394/bmj-2026-100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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