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풀스택·프론티어 모델 동시 추진
"지능 토큰 수출하는 국가로 포지셔닝해야"

(서울=연합뉴스) 권하영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1주년을 맞아 한국이 인공지능(AI)을 생산·소비하는 나라를 넘어 AI를 수출하는 나라로 도약해야 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배 부총리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이 단순히 AI 데이터 센터를 만들고 에이전틱 AI나 피지컬 AI로 지능 토큰을 생산·소비하는 국가를 넘어, 해외로 지능 토큰을 수출하는 수출 국가로 포지셔닝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배 부총리는 AI 모델과 서비스,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아우르는 AI 풀스택은 물론 AI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컴퓨팅 인프라와 통신 네트워크, 전력·냉각 등 제반 기술을 모두 포함하는 AI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같은 수출 국가 전략의 핵심 기반으로 기존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독파모) 외에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 AI 모델 확보를 새로운 과제로 제시했다.
다음은 배경훈 부총리, 구혁채 제1차관, 류제명 제2차관,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과의 일문일답.
-- 지난 1년을 스스로 돌아봤을 때 가장 자부심을 느끼신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은.
▲ (배경훈 부총리) 독자 AI 개발 필요성과 AI 경쟁력 확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독자 AI를 만들어야 하는지, 정부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해 배분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지만, 이제는 외산 AI를 쓰더라도 독자 AI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AI 모델 경쟁력만 강조할 게 아니라 에이전틱 AI 시대를 대비한 서비스 경쟁력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더 빨리 보완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다. 피지컬 AI 1강을 말했지만, 이를 위한 데이터 확보 체계부터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 있지 않다는 점도 아쉽다. 1년은 AI 시대 대전환을 위한 기초를 다진 시간이었고, 이제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 미토스급 프론티어 AI 모델 개발과 관련해 정부 방향을 설명해 달라.
▲ (배경훈 부총리) 기존 독파모의 목표는 공공 서비스와 산업 AI 전환을 위해 쓸 수 있는 수준의 모델을 자체 개발하는 것이었다. 거기서 나아가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AI 경쟁력을 갖기 위해 프론티어 모델에도 도전해야 한다는 투트랙 전략을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중국의 키미 K3가 적은 비용으로 프론티어 모델에 도전하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아직 정부 정책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고 내부적으로 설득하고 있는 과정이다.
-- 미토스급 프론티어 모델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규모는.
▲ (배경훈 부총리) 현재 독파모 지원 기업들이 엔비디아 GPU 500장에서 735장 수준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 미토스급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베라 루빈' 1만장 정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가격 기준으로 3조5천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클러스터링 등 부대 비용을 합하면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이 정도 규모의 도전을 해야 한다고 재정 당국과 관련 부처를 설득하고 있는 단계다. 다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 보안 특화 AI 모델 개발 계획도 있다고 들었는데.
▲ (배경훈 부총리) 미토스는 보안 특화 모델이 아니라, 프론티어 모델의 성능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보안 취약점을 잘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보유 모델에 보안 관련 데이터를 파인튜닝해 취약점 점검이 가능한 보안 특화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검토했다. 올해 안에 개발에 착수해 공공부터 먼저 적용하고, 민간 적용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를 목표로 하고 있다.

-- 모두의 AI 서비스가 챗GPT나 클로드와 같은 외산 AI와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 (배경훈 부총리) 쉽지 않은 도전이다. 이미 많은 사용자를 가진 외산 AI 서비스와 당장 경쟁하기는 어렵고, 지금 외산 AI를 유료로 사용 중인 분들이 바로 전환할 거라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첫 번째 타겟은 공공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붙여 나가는 것이다. 기존 외산 AI 서비스에서 제공되지 않았던 공공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통해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에이전틱 AI 시대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거기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출시하고 내년 하반기에 본격적인 에이전트 AI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나름의 승부를 보려 한다.
-- 중국 AI 스타트업의 키미 K3 출시 등 성과를 어떻게 보고, 중국 중심 AI 협력체 제안에 대한 입장은.
▲ (배경훈 부총리) 중국도 정부 지원과 함께 기업 스스로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이 폐쇄형 AI 정책으로 가는 반면 중국은 모델을 공개하며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이 처음에 모델을 공개하다 폐쇄형으로 전환한 과정과 비슷하다. 프론티어급 AI 모델은 사실상 핵무기처럼 국가가 통제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고, 중국도 목적이 달성되면 공개 모델을 다시 폐쇄형으로 바꿀 수 있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독자 AI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언젠가 종속될 수 있다. 지금 쓰는 AI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가격이 100배 오른다면 어떻게 하겠느냐. 중국의 AI 연합체 편입 제안은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사항이다.
-- 이재명 대통령이 주문한 한국형 AI 협력체 구상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 (배경훈 부총리) 대통령께서 한국의 AI를 중심으로 전 세계 국가와 협력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계신다. 업무보고 때 우리 독파모가 몽골어나 티베트어까지 확장할 수 있겠느냐는 말씀도 하셨다. AI 연합체를 형성해 모델과 서비스, AI 풀 스택을 함께 제공하는 국가가 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EU), 중동, 아세안 등 많은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에 종속되지 않은 AI를 한국과 함께 만들어 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다만 현재 우리 AI 역량이 해당 국가들을 지원할 수 있는 수준인가를 놓고 논의 중이다.
-- 통신 인프라에 대한 정부 투자가 AI 모델에 비해 미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6G 비전은.
▲ (배경훈 부총리) AI 인프라를 입체적으로 봐야 한다. AI 데이터 센터 운영에는 GPU뿐 아니라 클러스터링 역량, 전력, 냉각 장비 등이 모두 중요하고, 통신 인프라도 마찬가지다. 에이전틱 AI와 피지컬 AI 시대에 AI가 더 많은 토큰을 생산하고 소비할 것이고 그 기반에 통신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6G는 5G에서 아직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트레이드오프를 보고 있지만, 한국이 AI 역량을 해외에 수출하는 국가가 되기 위해 통신과 해저 케이블까지 고민하고 있다.
-- 저궤도 위성통신 구축 계획과 비용 확보 방안은.
▲ (배경훈 부총리) 2035년 완전한 저궤도 위성통신 상용 서비스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위성 200기 이상을 쏘아 올려야 전체 네트워크가 완성되는데, 위성 기술 자체뿐 아니라 발사체의 탑재 능력과 발사 횟수도 갖춰져야 한다. 현재 연 1회 발사 수준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기 때문에 발사 주기를 앞당기고 해외 역량도 결집해 나갈 계획이다. 민간과 협력해 발사체 역량, 위성 기술, 탑재 역량을 함께 갖춰 나가고 있다.
-- 피지컬 AI 1강을 위한 골든타임 3년, 데이터 규제 완화 계획은.
▲ (배경훈 부총리) 기업에서 만들어진 데이터를 외부로 공개하기 위한 합리적인 거래 체계와 규제 대폭 완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실제 데이터가 2라면 합성 데이터가 8 정도 수준 필요하다. 실제 데이터 확보 체계에 더해 합성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하고, 1년 안에 체계를 구축해 3년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 전북·경남 중심의 피지컬 AI 지역 사업으로 현재 1조5천억원 규모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데이터 확보 체계를 만드는 데만 해도 어마어마한 투자가 필요하다.

-- SMR 육성 전략과 2035년 상용화 가능성, 고준위 폐기물 처리 방안은.
▲ (배경훈 부총리) 2029년까지 AI 데이터 센터를 약 8.4기가와트(GW), 2035년까지 15GW 이상 구축하려면 전력이 매우 중요하다. 원전 확대, 재생에너지 대폭 확대, LNG(액화천연가스)까지 열어두고 전용 요금제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수로형 SMR과 비경수로형 SMR 모두 2035년까지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면서 시간을 더 당길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 고준위 폐기물 처리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미국과 협력하며 역량을 갖추고 있고, 해외 협력을 통해 대비해 나가겠다.
-- 소버린 AI 전략에서 프론티어 모델과 전문 AI 생태계 육성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 (배경훈 부총리) 투트랙 전략이다. 프론티어급 모델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산업·공공에서 AI 전환을 위한 특화 모델을 만드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프론티어 모델 개발 자체도 산업 생태계 전환이 완성되지 않으면 그 위로 쌓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산업과 공공에서 AI 전환에 반드시 성공하는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티빙 해킹 조사 현황과 LG유플러스[032640] 수사 진행 상황은.
▲ (최우혁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 티빙과 관련해 침투 경로와 유출 경위,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문제점을 정밀하게 조사 중이다. 다음 달쯤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수사 관련해서는 작년에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 쿠팡 등을 수사 의뢰한 상황이고, 경찰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수사 상황을 현재 정확히 확인해 드릴 수 없으며, 조사 결과가 나올 때 공유하겠다.
-- 전기통신사업법 전면 개정이 수년째 지지부진한 이유는.
▲ (류제명 2차관) 1990년대 초 기간통신·부가통신 역무 구분 체계로 만들어진 법을 AI 환경에 맞게 전면 개정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변함이 없다. 다만 디지털·AI 환경 자체가 급변하고 있어 역무 구분과 규제 체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에 대한 논의가 계속 유동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적절한 시점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듣는 자리도 마련하겠다.
-- 블라인드 채용, 주 52시간제에 따른 연구 현장의 현실적 어려움과 연구과제중심제도(PBS) 개선 계획은.
▲ (구혁채 1차관) 이번 정부에서 연구개발(R&D) 예산이 역대 최대로 편성되고 연구 행정 서식도 간소화되고 있다. PBS는 2030년까지 매년 약 400억원씩 전환해 나가는 계획이고, 재정 당국과 전환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주 52시간제 문제와 한국기초과학연구원(IBS) 기타 공공기관 지위 문제 등도 관계부처와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속도가 느리더라도 하나씩 챙겨 나가겠다.
kwon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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