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표결서 부결…민주 원내대표 "의회 승인도, 출구계획도 없이 전쟁 시작"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미국 연방상원의 민주당 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과 관련해 의회와 협의하지 않은 것에 반발해 국방수권법(NDAA) 처리를 저지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 연방상원에서 국방수권법안 심의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 표결이 부결됐다.
찬성이 50표로 반대 46표보다 많았지만, 전체 100석인 상원에서 법안 심의를 이어가는 데 필요한 60표에 미달해 법안 심의 절차가 중단됐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표결에 앞서 본회의 연설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도, 전략도, 출구 계획도 없이 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표결은 사실상 당론에 따라 이뤄졌다.
공화당 의원들은 사우스다코타주 출신인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법안 처리에 찬성했다.
튠 원내대표는 상원 규정에 따라 추후 재표결을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반대표를 던졌다.
그는 민주당이 국가안보보다 정치를 앞세우고 있다면서 "이 법안은 우리 군이 오늘 당장 임무를 수행할 준비를 갖추고, 미래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부결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지난달 상원 군사위원회의 법안 심의에서 민주당 의원 9명이 NDAA에 반대표를 던진 만큼, 이날 본회의에서도 법안 심의가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NDAA는 통상 민주·공화 양당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 처리돼 왔다.
민주당은 1조달러가 넘는 이 법안을 승인할 경우,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전에 의회가 동의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민주당은 또 각종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삭감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전체 군사비를 1조5천억 달러까지 늘리려는 데에도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NDAA에 포함된 1조1천500억달러(약 1천714조원) 외에 예산조정 절차를 통해 의회에 3천500억달러(약 522조원)를 추가로 요청한 상태다. 이 절차를 이용하면 민주당의 지지 없이도 관련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올해 NDAA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1천500억달러의 국방예산을 승인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은 함정과 항공기, 미사일 체계를 얼마나 구매할지부터 장병 임금 인상과 지정학적 위협 대응 방안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주요 국방정책 전반이 포괄적으로 담겼다.
NDAA는 전통적으로 민주·공화 양당 모두가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법안으로, 지난 60여년간 매년 예외 없이 법률로 제정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부결에 대해 "거의 항상 초당적 지지를 받아 통과되던 국방수권법이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시작한 이란 전쟁을 둘러싼 정치적 격전지가 됐음을 보여준다"면서 상원 지도부가 언제, 어떤 조건으로 다시 법안 심의에 착수할지 불확실해졌다고 평가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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