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법관 등 공격 안돼"…국제법 전문가들도 반발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전쟁 범죄 등을 처벌하는 국제 법정인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아누아르 엘 아누니 EU 외교 담당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우리는 국제 형사 제도와 불처벌 관행 척결에 확고한 의지를 지니고 있다"며 "ICC의 선출직 공직자와 직원, 재판소에 협력하는 이들에 대한 공격이나 위협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ICC가 미국 공무원과 군인을 표적으로 삼는 방식으로 미국의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다른 나라들의 탈퇴를 독려하는 등 ICC 고립을 위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미국이 밝힌 것에 대응해 나온 것이다.
미국은 ICC가 가자지구에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ICC 재판관 3명을 상대로 자산 동결과 미국 입국 금지 등의 제재를 부과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ICC와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이들 ICC 재판관 3명은 자신들에게 가해진 제재가 위법하다며 지난달 미국 대통령과 미 고위 당국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ICC는 로마 조약에 따라 2002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설립된 상설 국제재판소로, 전쟁범죄와 집단학살, 반인도적 범죄 등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전·현직 국가원수나 군 지휘관 등을 기소해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로마 조약 비준국이 아니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연루된 사건에 있어 ICC의 관할권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국제법 전문가들도 미국을 비판하고 나섰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케네스 로스 전 사무총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정부는 ICC에 가입한 국가의 영토에서조차 처벌받지 않고 전쟁범죄를 저지를 수 있길 원하는 것"이라며 "해외에서 미국이 행한 전쟁범죄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려는 시도를 '주권 수호'라는 명목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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