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대부분, 영국 등 외국 국적…탈출 감행하다 참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 9일(현지시간)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을 덮친 대형 산불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가 늘고 있다고 로이터 등 외신이 전했다.
후안 마누엘 모레노 안달루시아 자치정부 수반은 역대 최악으로 꼽히는 이번 산불로 인한 현재까지 인명 피해가 사망 12명, 실종 23명, 부상 8명으로 파악됐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산불을 피해 거주지에서 대피한 사람도 1천400여명에 이르고, 피해 면적은 4천㏊(4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검이 완료된 사망자 12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외국인일 것으로 추정된다. 당국은 사망자 4명이 함께 발견된 불에 탄 차량의 운전대가 오른쪽에 설치된 것을 근거로 해당 차량 탑승자 4명이 영국 국적자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희생자 8명은 차량을 버리고 마른 하천을 따라 대피하다가 변을 당했다. 당국은 이 하천이 불길이 번지며 순식간에 '죽음의 덫'으로 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달루시아 비상 당국은 희생자 대부분이 "현재 위치에 머물러 달라"는 당국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채 탈출을 감행하거나, 당국이 안내한 대피 경로를 따르지 않아 목숨을 잃었다며 비통해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살던 마을인 베다르 당국은 "화재가 발생한 직후부터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주민들을 대피시키거나, 당시 화재 상황에 따라 실내에 머물도록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베다르 마을은 이번 산불로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모레노 수반은 "이런 유형의 산불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순식간에 불길이 바뀐다"며 "제발 당국의 지시를 항상 따라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 기록적인 폭염 와중에 안달루시아 로스 가야르도스 인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은 인근 고속도로에서 전선이 끊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몇 년간스페인은 폭염과 강풍, 건조한 날씨가 겹치며 여름철 대형 산불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 스페인 역사상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산불은 1979년 바르셀로나 북쪽 1시간 거리의 해안 도시 요레트 데 마르에서 발생한 산불로, 당시 21명이 숨졌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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