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80개 넘는 표적에 강력 공습"…이란산 원유거래 제재 보름여만에 복구
'이란 옆나라' 튀르키예 간 트럼프, 나토 군기 잡으며 이란에 고강도 공세
하메네이 장례 치르며 '반미 결집' 이란 대응수위 주목…후속협상 암운 가중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백나리 이유미 특파원·신재우 기자 = 미국이 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상선 공격을 멈추지 않는 이란을 상대로 경제와 군사 양면에서 '철퇴'를 가했고, 이란은 그에 맞선 "단호한 조치"를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 옆나라' 튀르키예를 방문한 시점에 미국이 대이란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상황에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으로 '반미 결집'을 도모한 이란도 일정한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지수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6∼7일 상선 3척을 공격한 데 대한 대응 조치로서 이란에 대해 80개가 넘는 표적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중부사령부는 정밀유도무기를 활용해 이란의 방공 시스템과 지휘통제망, 해안 레이더 기지, 대함 미사일 전력, 호르무즈 해협과 그 인근에 배치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속 소형정 60여척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이란의 상선 공격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중부사령부는 설명했다. 중부사령부는 이어 "이란군의 이러한 부당한 공격은 휴전을 명백하고 위험하게 위반하는 행위이며 항행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부사령부 전력은 이란이 합의 내용을 준수하거나 따르지 않을 경우 이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이 6일 밤과 7일 오전 사이 공격한 상선 3척이 카타르 국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알 레카야트'호와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유조선 '웨디안'호, 라이베리아 국적 유조선 '사이프러스 프로스페리티'호였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 발표가 있기 약 4시간 30분 앞서 대이란 공격 개시를 알린 엑스 게시물에서 "이란의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고 위험하며 전투중단(합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며 "일련의 강력한 공습"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군의 공습 발표 직후 이란 언론들은 남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잇따라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게슘섬에서 6차례, 시리크에서 7차례 폭발음이 들렸으며,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에서도 여러 차례 폭발음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 매체를 인용해 시리크의 타헤루이 부두 일대에 발사체 6발이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이란 공습 개시 2시간 전에 미국은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면제도 없던 일로 하는 강수를 뒀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날 이란산 원유의 생산, 인도, 판매 허용을 위해 지난달 21일자로 발급했던 60일짜리 임시 일반면허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60일간 후속 협상을 하는 기간에 면제하기로 했던 이란산 원유 제재를 보름여 만에 되돌린 것으로, MOU 체제에서 이란이 누려온 핵심적인 경제적 이익을 박탈하기로 한 것이다.
OFAC의 조치 역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유조선 피격에 대한 대응이다. 미 정부 당국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이란의 행동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한 시점에 대이란 공습과 제재 면제 철회가 단행돼 주목된다.
튀르키예는 이란과 국경을 맞댄 나라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물리적으로 비교적 가깝게 다가간 상황에서 강도 높은 공세로 이란에 경고메시지를 보내며 존재감을 보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앙카라에 도착한 직후 나토가 이란전쟁에 협조하지 않아 실망했다며 나토 정상들과의 대면을 앞두고 군기를 잡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란은 당장 반발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이날 미군의 공습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은 미국의 조항 위반에 따른 결과를 엄중히 경고하며, 국익과 국가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앞서 미국이 이란산 원유 판매에 대한 제재 면제를 철회한 것에 대해서는 종전을 위한 '이슬라마바드 MOU'를 위반한 조치라면서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미국이 져야 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이익과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최근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식을 4개월여만에 치르며 '반미 결집'의 계기로 삼아온 터라 미국의 공세에 어느 정도의 강도로 대응할지 주목된다.
특히 원유 제재 면제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던 이란에 단비 역할을 한 터라 이란의 고강도 대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란의 반격에 따라 사태가 악화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전망이 밝지 않았던 양측의 후속 협상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달 종전 양해각서(MOU)에 합의하면서 합의가 쉽지 않은 비핵화 쟁점을 60일간의 후속 협상 테이블로 돌려 최종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지난달 말에도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응해 미국이 이란의 군사시설을 공습하고 이란이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해 반격하는 일이 연이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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