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리의 친이란 통제 행보 감안한 듯…군사협력 중단은 유지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친이란 세력과 거리를 두도록 이라크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막았던 이라크행 달러 수송을 수개월 만에 일부 재개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 신임 총리가 미국의 요구에 부응해 친이란 무장 세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자 '숨통'을 틔워준 것으로 풀이된다.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총리실의 하이다르 알아부디 대변인은 NYT에 "이라크로의 달러화 수송이 재개됐으며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고, 총리 재정고문인 무다르 무함마드 살리 역시 이를 확인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이라크가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계좌에 예치해 둔 자국의 원유 판매 대금 인출 및 현금 수송을 전격 동결하는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이라크 중앙은행은 국제 은행 계좌가 없는 국내 기업과 개인들의 수입 대금 결제를 위해 뉴욕 연준 계좌에서 매일 달러를 인출해 공급해왔다.
미국은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 세력들이 이 시스템을 악용해 막대한 양의 달러를 이란으로 송금하고 있다고 판단해 전격적으로 공급을 차단했다.
미국의 이 같은 제재는 이라크가 새 총리를 뽑는 시점에 이뤄졌다.
당시 미국은 친이란 성향으로 평가받는 총리 후보의 등장을 막으려 했으며, 정부 통제 밖에서 활동하며 미군 시설을 공격해온 친이란 민병대를 억제할 것을 이라크 정부에 요구했다.
미국의 전격적인 달러 동결 직후인 지난 4월 말 취임한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신임 총리는 미국의 묵인하에 정권을 잡은 정치 신예다.
그는 취임 직후 미국의 요구에 부응해 이라크 내 모든 민병대를 국가 정규군 지휘 체계 아래 강제 귀속시키는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친이란 세력 압박에 나섰다.
아울러 알자이디 총리는 전·현직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 관료 수십 명을 부패 혐의로 전격 체포하는 강력한 사정 드라이브를 걸었다.
미국의 이번 달러 수송 재개는 이러한 이라크 신임 정부의 친미·개혁 행보에 대한 보상 성격이 짙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이라크 정부 관계자는 "달러 수송은 재개됐으나, 미국이 취했던 이라크 보안군에 대한 군사 협력 및 자금 지원 중단 조치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란과 거리두기를 하라는 압박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라크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 위험이 완전히 해소된 것도 아니다.
이라크 내 가장 강력한 친이란 무장 세력인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알자이디 총리의 통제 명령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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