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3년 사목 마치는 '美1호 韓신부'…"단절의 시대, 종교가 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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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43년 사목 마치는 '美1호 韓신부'…"단절의 시대, 종교가 가교"
    첫 한국계 미국 교구 사제 이덕효 신부, 오는 28일 은퇴 미사
    "대화 없고 관계 어려운 시대에 '다리' 역할해야…다른 것만 강조하면 안돼"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43년간 사목의 길을 걸으며 하느님과 인간, 종교와 종교, 교회와 교회(신교와 구교 등), 한국 교회와 미국 교회 사이에서 다리를 놓으려 노력했습니다. 대화가 없는 단절의 시대, 관계 끊기는 쉽지만 맺고 유지하기는 어려운 시대에 (종교와 성직자들은)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계 미국인 1호 교구 신부'인 미국 워싱턴 대교구 이덕효(바오로) 신부(71)는 오는 28일(현지시간) 43년간 이어온 사목의 길을 매듭짓는 은퇴 미사를 앞두고 연합뉴스와 23일 진행한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신부는 서울 동성고와 가톨릭대 신학부를 거쳐 1979년 미국으로 이민해 다시 현지 신학교를 마친 뒤 1983년 워싱턴 대교구에서 사제로 서품됐다. 한국계로는 미국 교구에서 서품된 첫 사제가 된 것이다.
    이후 이 신부는 메릴랜드주 락빌의 '성 유다 본당', 워싱턴DC '아워레이디오브빅토리' 본당, 에피파니 본당 등에서 사목했고, 워싱턴 대교구의 '교회 일치·종교 간 대화' 담당 국장과 사제 평생교육국장 등도 역임했다.
    또 1999∼2005년 미주 한인 사제협의회 회장, 2009∼2012년 미주주교회의 아시아태평양 사목 소위원회 전국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 신부는 서품 이후 자신의 43년 신부 인생 '키워드'로 사목 25주년에 맞춰 출간한 책의 제목인 '브리징'(Bridging·다리 놓기)을 꼽았다.
    그는 "신부는 결국 하느님과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일인데, 교회와 교회, 종교와 종교, 한국 사제와 미국 사제 간에 다리 역할을 하려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파견 형식으로 온 신부들이 미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한국과 미국 교회 간에 다리 역할을 하려 노력했고, 교회의 일치를 위한 운동, 다른 종교들과의 관계 유지와 대화를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은퇴를 앞둔 이 신부에게 한국과 미국 사회의 가장 큰 병폐가 무엇이며 그것을 치유하기 위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인간은 공통 분모가 훨씬 큰데도 많은 사람이 서로 다른 점을 강조한다. 유신론자이든 무신론자이든 인간의 품위를 유지하며 서로 존중해 주는 것이 기본이고, 하느님을 아는 사람이라면 소속 교회와 관계없이 창조주 하느님 앞에 한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관계에 대해선 "서로 갈등하는 것은 예수님이 바라는 모습이 아니다"라며 "공통분모가 훨씬 큰데, 이념과 인종 등 서로 다른 것만 강조하고, 이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퇴 소감을 묻자 이 신부는 "시원하다"고 짧게 답한 뒤, "오랫동안 했으니까 후배들이 이어서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다만 후배 신부들의 사목을 조언하고 도와주는 일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 신부들에게 43년의 사목 인생에서 통찰한 사제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들은 그렇게 바쁘게 살면서 왜 바쁜지도 모르고 살지요. 신부가 하는 일은 가끔 일깨워주는 것, 길 잃은 사람이 남쪽으로 가고 있으면 '북쪽으로 가시라'하며 가야 할 길로 갈 수 있게 해 주는 것, 자고 있으면 깨워 주는 것 아닐까요?"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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