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공급 안돼 해변 텐트촌 하수·쓰레기더미…빨래·목욕 고역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세에 떠밀려 해변 천막촌으로 피신한 주민들이 여름철 찜통 더위 속에 구정물로 빨래와 목욕을 해야하는 실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로이터는 가자시티발 르포 기사에서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전쟁이 발발하기 전, 가자시티의 모래 해변은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휴양지였다. 이제는 과밀한 임시 천막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피난처가 됐다"며 주민들의 표정과 목소리를 전했다.
200만명이 넘는 가자지구 주민 거의 모두는 피란민이 돼 해안을 따라 형성된 좁은 피란민촌 지대에 몰려 있으며, 대부분이 천막이나 파괴된 건물에서 지내고 있다.

팔레스타인인 피란민 와디 알라스(36)는 가자시티 해안에 서서 로이터 기자에게 "북쪽에서 남쪽까지 통틀어서 가자지구에서 숨통은 바다뿐이다"라며 "전쟁 이후 우리가 지내 온 천막은 고통 그 자체"라고 말했다.
요즘 가자지구의 아침 기온은 28도에서 31도 수준이며, 천막 안에서는 훨씬 더 덥게 느껴진다.
기반시설이 붕괴한 탓에 바닷물은 오물과 쓰레기로 탁하다.
하지만 신선한 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자녀 여섯 명을 둔 피란민 아버지 셰하브 알수와이레키는 "우리는 들어가서 빨래를 하고 목욕을 한 후에 나온다"며 "어떤 경우든 세균이 우리 몸에 닿는다"고 말했다.

가자시 당국 공보담당 직원 후스니 무한나는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많은 물 펌프가 작동을 멈췄고, 하수처리장, 펌프 시설, 정수 시설이 모두 심각하게 파손됐다며 "주민들은 모든 위험에도 불구하고 해변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호품과 기본 필수품도 부족하다.
가자시티 북쪽 자발리아에서 피란 온 네 자녀의 아버지 나헤드 하무다(56)는 판지 조각으로 자기 몸에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 텐트가 "오븐 같다"며 "전기도 없고, 선풍기도 없고, 물도 없고, 음식도 먹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가자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1천200명을 살해하고 인질 251명을 붙잡아가면서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전면 공격으로 대응했고, 하마스가 통제하는 이 지역 보건 당국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인 7만3천여명이 숨졌다.
휴전이 2025년 10월에 이뤄지긴 했으나,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에서 공격을 계속해 인명을 살상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런 공격이 하마스와 다른 무장세력이 공격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 철수의 대가로 무장을 해제하라는 요구를 지금까지 거부하고 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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