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3일 회생·추가 연장·청산 분수령
MBK "2천억원 지원해야" vs 메리츠 "대주주 책임 먼저"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 인가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주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면서 회생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회생계획안의 핵심 변수인 추가 자금 조달과 채권단 설득 작업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 열흘 남았는데 '책임져라' 공방만…자금 조달 돌파구 못 찾아
홈플러스 회생계획 인가 시한은 오는 7월 3일이다. 업계에서는 이날이 사실상 홈플러스의 향후 운명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큰 쟁점은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을 뒷받침할 자금 조달 방안과 대주주 책임 범위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회생이 채권단과 협력업체, 임직원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에 2천억원의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2천억원의 자금이 있어야 회생계획안의 실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메리츠 측은 1천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회생 신청 과정과 경영 책임 문제를 제기하며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금 투입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 이미 대출 보증과 김 회장의 개인 증여 등을 통해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과 신용을 직간접적으로 부담했다며 맞서고 있다.
회생계획안 인가 시한이 다가오면서 양측의 공방은 감정적으로까지 치닫는 모양새다.
메리츠 측은 "작금의 홈플러스 위기는 지난 10년간 MBK가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한 결과"라며 MBK가 대주주로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회생 성공을 자신한다면 메리츠가 요구하는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제공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냐는 것이다.
반면 MBK는 선순위 채권자인 메리츠가 담보권을 무기로 실익을 챙기기 위해 고의로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날을 세운다. 홈플러스 부동산을 담보로 잡은 메리츠는 홈플러스 파산시 부동산 매각을 통해 5천억원이 넘는 이익을 얻게 된다는 게 MBK의 주장이다.
이처럼 양측의 기싸움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정작 회생계획안의 핵심인 신규 자금 조달과 구체적인 채권 변제 방안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회생·추가 연장·청산…남은 세 가지 시나리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해왔지만, 아직 시장을 설득할 만한 가시적인 성과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회생계획안 가결 여부는 자금 유입 가능성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홈플러스는 NS쇼핑 인수가 결정된 이후 지급보증을 통해 상품 공급이 재개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언급하며 "상품 공급만 원활하면 매출 회복과 영업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다만 회사 측이 회생계획안에 적시한 필요 자금 2천억원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법원과 채권단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홈플러스 측은 물품 대금과 임금, 구조조정 비용 등 2천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 최소한의 비용인 이 자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계획안을 인가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법원이 회생계획안 실행 가능성을 조금 더 지켜보기 위해 시한을 한 차례 더 연장할 가능성이 언급된다.
채무자회생법상 인가 시한을 넘길 수 없는 '최종의 최종' 시한은 오는 9월 3일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통한 자금이 유입됐고, 메리츠의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추가 시간을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MBK와 메리츠에 지원을 요구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법원이 회생계획안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청산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홈플러스가 파산할 경우 직원과 협력·납품업체, 임대 소상공인 등 수만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대규모 고용 불안과 협력업체들의 연쇄 경영난 등 큰 후폭풍이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남은 열흘은 이해관계자들이 각자 감당해야 할 부담을 놓고 벌이는 마지막 협상 국면이 될 것"이라며 "향후 1∼2주가 홈플러스 회생 절차의 중대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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