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25년 추적조사…"대신 통과일 먹으면 고혈압 위험 19~22% 낮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어린 시절부터 과일주스나 탄산음료·스포츠음료 등 당 함유 음료를 많이 마시면 성인이 된 뒤 고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대 테머티의대 바산티 말리크 교수팀은 23일 미국심장협회(AHA) 학술지 서큘레이션(Circulation)에서 미국 청소년 2만5천여 명을 최대 2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어린 시절부터 당 함유 음료와 과일주스를 많이 섭취한 사람은 성인기 고혈압 위험이 더 높았다고 밝혔다.
말리크 교수는 "어릴 때 식습관은 건강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탄산음료 같은 당 함유 음료는 섭취를 제한하고, 과일주스는 100% 과일주스를 적당량만 마시고, 당이 든 음료보다는 통과일 섭취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혈압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각한 질환이나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가족력이나 나이, 성별 같은 일부 위험 요인은 바꿀 수 없지만 식습관과 운동, 흡연 등 생활 습관은 조절할 수 있어 고혈압 예방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연구팀은 미국 전역 간호사 자녀를 대상으로 1996년 시작된 성장기 연구Ⅰ(GUTS I)과 2004년 시작된 성장기 연구Ⅱ(GUTS II)에 참가한 9~16세 2만5천749명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건강 상태를 최대 25년간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탄산음료, 과일 펀치, 레모네이드, 스포츠음료, 아이스티 등 당 함유 음료와 과일주스, 통과일 섭취 빈도를 정기적으로 보고했고, 연구진은 이후 고혈압 진단 여부와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하루에 당 함유 음료를 2회(회당 355mL) 이상 마신 사람은 일주일에 3회 미만 마신 사람보다 이후 고혈압이 발생할 위험이 5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음료 종류별로는 탄산음료를 하루 1회 더 마실 때마다 고혈압 위험이 23%, 스포츠음료는 3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일주스도 하루 1.5회(회당 237mL) 이상 마신 사람은 일주일에 1회 미만 마신 사람보다 고혈압 위험이 35% 높았다.
과일주스 종류별로는 오렌지주스를 하루 1회 더 마실 때마다 고혈압 위험이 20% 높아졌으나, 사과주스와 다른 주스에서는 이런 관련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당 함유 음료나 과일주스를 통과일로 대체하면 고혈압 위험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 함유 음료와 과일주스 하루 1회분을 통과일로 대체할 경우 고혈압 위험이 각각 22%와 19%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또 당 함유 음료를 물이나 우유로 바꾸면 고혈압 위험이 최대 13%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과일주스를 물이나 우유로 대체하는 경우에는 유의미한 위험 감소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같은 관련성은 전체 식사의 질과 신체활동, 흡연 등 다른 위험 요인을 고려한 뒤에도 유지됐다며 이 결과는 총 과당 섭취량 자체보다 과당을 어떤 식품 형태로 섭취하는지가 건강에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 과당 섭취량 자체는 고혈압 위험과 유의한 관련성이 없었지만 당 함유 음료나 과일주스 형태로 마실 경우에는 위험 증가와 연관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말리크 교수는 "젊은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도 고혈압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어 조기 발견과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탄산음료나 스포츠음료처럼 어느 정도 건강에 좋은 것처럼 마케팅되는 당 첨가 음료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처 : Circulation, Vasanti Malik et al., 'Consumption of Fructose-Containing Food and Beverage Sources in Childhood Through to Adulthood and Risk of Hypertension: A Prospective Cohort Study', http://dx.doi.org/10.1161/CIRCULATIONAHA.125.077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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