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정권 실세인 아도르니 수석장관 의혹 불거지며 여론 '부글'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 정부의 핵심 실세인 마누엘 아도르니 수석장관(총리급)이 공직 입문 전 보유했던, 50만 달러(약 7억6천5백만원)가 넘는 미신고 자산을 뒤늦게 신고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 페르필, 인포바에 등에 따르면 아도르니 장관은 최근 세무당국(ARCA)과 반부패청에 제출한 재산신고서를 수정해 기존에 신고하지 않았던 50만6천 달러(약 7억7천5백만원) 규모의 자산을 추가로 기재했다.
아도르니는 2023년 12월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공직에 입문할 당시 약 2만4천 달러(약 3천6백만원) 상당의 자산만 신고했다. 그러나 이번 수정 신고를 통해 당시 실제 보유 자산 규모가 약 53만 달러(약 8억1천백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자산이 약 25년에 걸친 저축과 투자 활동을 통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3∼2018년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 투자로 약 30만 달러(약 4억6천만원)의 수익을 거뒀으며, 부친으로부터 상속받은 라플라타 소재 아파트를 매각해 6만 달러(약 9천2백만원) 이상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정정 신고는 아도르니가 최근 수년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아파트와 외곽 전원주택을 잇달아 매입하고 수억 원 규모의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한 경위를 둘러싸고 부정축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다.
특히 아도르니 부부는 이번 주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가 추진한 이른바 '조세 무죄 추정법'(Ley de Inocencia Fiscal)에 따른 세제 간소화 제도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은 일정 금액 이하의 탈세에 대해 세금과 벌금을 납부하면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도록 기준을 대폭 완화한 것이 핵심이다.
논란은 아도르니가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재산을 모두 적법하게 신고했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커지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의회에 출석해 "내 재산신고서에는 내가 보유한 모든 자산이 기재돼 있으며 숨긴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고, 이후 대통령궁 기자회견에서도 "신고해야 할 모든 내용은 신고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수정 신고를 통해 수십만 달러 규모의 미신고 자산이 존재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기존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지 검찰은 아도르니가 공직 취임 이후 공식 소득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규모의 부동산 취득과 지출을 한 정황에 주목해 관련 수사를 진행해 왔다.
특히 그는 공직 입문 당시 약 2만4천 달러(약 3천6백만원) 상당의 자산만 신고했으나 이후 고급 아파트와 전원주택을 매입하고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해 자금 출처를 둘러싼 의문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아도르니는 최근까지도 해당 자산이 모두 민간 부문에서 축적한 재산이라고 주장해 왔다.
논란이 커지는 배경에는 아도르니가 과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했다고 그의 전 직장 언론인 동료들이 공개적으로 밝혀온 점도 있다. 이들에 따르면 그는 방송 패널로 활동하던 시절 생활고를 겪었으며 저렴한 정장을 12개월 할부로 구입할 정도로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야권과 일부 시민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웠다고 알려진 인물이 어떻게 50만 달러가 넘는 미신고 자산을 보유할 수 있었느냐"며 자산 형성 과정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지 언론 기사 댓글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냐?", "공직에 입문 전까지 돈이 없다고 하던 사람이 갑자기 수십만 달러를 숨겨놓고 있었다는 설명을 믿기 어렵다", "비트코인 투자로 30만 달러를 벌었다는 주장을 입증해야 한다"는 등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긴축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희생을 요구해온 정부 고위 인사가 거액의 미신고 자산을 뒤늦게 인정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아도르니 측은 자산 형성 과정과 자금 출처를 모두 소명할 수 있으며, 수정 신고에 따른 세금과 벌금을 납부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야권은 단순한 세무 문제가 아니라 공직자의 재산 은닉 여부와 자산 형성 과정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번 논란은 최근 청렴성과 도덕성을 강조해온 밀레이 정부에 작지 않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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