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서발칸 정상회의…EU 수장 "서발칸으로 확대, 지정학적 필수 과제"
몬테네그로 대통령 "2028년 합류 가능할 듯…자신감 커져"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쌍두마차인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EU의 확장 절차에 속도를 낼 것을 요구했다고 dpa 통신 등이 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총리는 5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의 해변 휴양도시 티밧에서 열린 EU-서발칸 정상회의에서 EU 가입 후보국들의 EU 통합을 앞당기기 위한 공동 제안을 발표했다.
메르츠 총리는 회의 개막 연설에서 "EU는 확대할 수 있는 역량과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2013년 크로아티아 이후 신규 회원국을 받지 못하고 있는 EU가 가입 절차 등에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는 "지난 13년 동안 EU에 새로 가입한 국가는 없었다"며 "이는 문제의 원인이 (가입)후보국뿐 아니라 EU 측에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절차를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발칸 반도 서부 지역은 에너지와 안보, 이주민 이동 경로 측면에서 유럽의 독립을 좌지우지할 만큼 지정학적으로 중요성이 크다고 강조하면서 이들 국가의 EU 통합이 더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옛 유고 연방 소속 국가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발칸반도 서부는 역사적·문화적으로 러시아의 입김이 강하고, 근래에는 중국이 막대한 투자를 앞세워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지역이다.
안보와 경제적 측면에서 EU 가입을 원하고 있으나, EU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서발칸 국가들의 EU 가입이 지연된 틈을 타 러시아와 중국이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어 유럽으로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메르츠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이 공동으로 내놓은 제안에는 가입 협상을 간소화하고, EU 가입 기준을 충족하는 국가에는 EU 단일시장에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거나 개혁 작업을 좀 더 신속히 추진하도록 EU 기관에 옵서버를 파견할 수 있는 방안 등이 담겼다.
지정학적 격변 속에 안보 보장과 EU 단일 시장 접근을 이유로 EU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국가들은 점점 늘어나는 반면, EU 가입 요건은 몹시 까다로운 데다 절차상 모든 단계마다 회원국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해 협상에 길게는 20년이 넘게 걸린다.
이 때문에 일부 후보국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으며, 가입 절차 간소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참석한 서발칸 국가 가운데 북마케도니아의 경우 22년째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코소보는 4년 전부터 EU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스페인 등 EU 회원국 5개국이 코소보를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아 아직 공식 후보국 지위를 얻지 못한 상태다.
서발칸 국가들 가운데에는 2028년까지 EU 합류를 목표로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 몬테네그로가 EU 가입에 가장 근접한 국가로 평가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몬테네그로의)가입이 손에 닿을 만큼 가까워졌다"고 몬테네그로가 2028년까지 EU 회원국이 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야코브 밀라토비치 몬테네그로 대통령도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자국이 2028년까지 EU에 가입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확신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한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서부 발칸 지역으로의 EU 확대를 '지정학적 필수 과제'라고 규정하면서도, 다만 가입 후보국들은 부패 척결, 민주주의 제도 강화 등의 개혁 과제를 먼저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메르츠 총리,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EU 23개국 정상과 몬테네그로,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코소보 등 서발칸 6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발칸 국가들을 순방한 코스타 의장도 "EU가 추진하는 서부 발칸 지역으로의 확대는 EU의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투자"라면서 "이를 위해 우리 모두 더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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