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우려에 90일→30일로 타협…테크 대기업들 환영
'미토스'발 해킹 우려에 자율방임 포기…민관 AI 보안 협력체 구축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기술 기업들이 최신 고성능 모델을 출시하기 전에 정부에 이를 제출해 보안검증을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2일(현지시간) 내렸다.
백악관은 이 명령이 미국의 AI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인프라와 국가 안보 시스템을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내용은 민간 기업이 개발한 고성능 AI 모델에 대한 정부의 사전 검증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번 행정명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에 발표하려다가 연기한 것으로 알려진 당초의 안과 내용은 대체로 유사하지만, 당초 안에서 90일이던 검증 기간이 30일로 줄어드는 등 일부 차이가 있다.
이번 명령에 따라 재무부, 국방부, 국토안보부 등 관계 부처는 기밀 벤치마킹 프로세스를 수립하게 되며, 개발사들은 정부와 자발적 협력 체계를 수립한다.
개발사들은 자사가 개발 중인 모델이 검증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하며, 정부는 출시 전 최대 30일간 먼저 모델에 접근해 보안 결함을 점검할 수 있다.
행정명령에 따라 앞으로 구성될 AI 사이버 보안을 위한 자발적 협력체가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대규모로 스캔·발굴하고 보안 패치 배포를 조율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체계가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식의 하향식 규제와는 다르다며 AI 면허제나 사전 승인제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안에 서명하려고 하다가 막판에 이를 취소한 것은 최대 90일로 돼 있던 보안 검증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리스트 마크 앤드리슨 등 테크 분야 인사들은 보안 점검의 필요성은 있지만 중국과의 개발 경쟁에서 미국 기업이 뒤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으며,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 공동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당초 안을 철회시켰다고 한다.
이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주도로 조율이 재개됐고, 이달 1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색스 공동위원장,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비밀회의에서 검증 기간을 최대 30일로 단축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트럼프 정부는 올해 초까지 AI 규제 도입을 꺼려왔으나, 올해 4월 앤트로픽의 신형 AI 모델 '미토스'(Mythos)가 개발되면서 해킹과 사이버 공격에 대한 안보 당국과 금융권의 우려가 커진 것을 계기로 자율방임 기조를 깨고 보안 검증 절차 마련을 추진해왔다.

2일 행정명령 발표 후 테크 업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향후 파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은 이번 행정명령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서명과 별개로 이미 예정돼 있던 일정에 따라 3일 백악관을 방문해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후속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연방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인 마크 워너(민주·버지니아) 의원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 첫해에 성급하게 해체했던 것을 다시 해야 할 필요성을 뒤늦게 발견했다"고 비판했다.
'자발적 협력'으로 그치지 않고 법적으로 검증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민단체 '안전한 AI 행동을 위한 동맹'의 브렌단 스타인하우저 대표는 "대통령의 뜻이 완고한 만큼 기업들이 자발적 형식을 띠더라도 결국 복종하겠지만, 우리는 자율이 아닌 강제적 의무 검증 법제화를 원한다"며 3일 워싱턴DC에서 예정대로 규제 강화 촉구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NYT에 밝혔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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