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에 유럽연합(EU) 준회원 자격을 부여하자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제안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밤늦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올 상반기 EU 의장국인 키프로스의 니코스 크리스토둘리데스 대통령 등 EU 지도부에 이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편지에서 "우크라이나가 EU에 있으면서도 목소리를 낼 수 없다면 불공평한 일"이라며 "지금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완전하고 의미있는 방식으로 추진할 적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이 하룻밤 사이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각 나라는 권리를 제한받지 않고 통합될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유럽을 부분적으로, 혹은 어중간한 상태가 아니라 온전히 방어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유럽 안에서 공정한 대우와 평등한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메르츠 총리는 EU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EU 가입 절차의 정치적 복잡성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가 단기에 EU 회원이 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전쟁 중인 국가라는 우크라이나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해 준회원이라는 새로운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구상대로 우크라이나가 준회원 자격을 얻게 되면 우크라이나 측 인사가 투표권 없이 EU 정상회의와 장관급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된다. 또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에 대표를 두고, 유럽의회에도 투표권 없는 의원을 파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권한이 제약된다는 차원에서 이런 제안이 다른 회원국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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