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까지 투표…10배 달하는 성과급 격차에 부결 목소리↑
DX 많은 3대 노조원 2천600→1만2천명…1대 노조는 3대 노조 배제
최승호 위원장 "부결시 교섭 위임하고 재신임 투표"…다시 혼란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강태우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2026년 임금협상에 대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가운데 최종 확정을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가 시작됐다.
기본적으로 가결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이지만 성과급 격차에 대한 노·노(勞·勞) 갈등이 커지고 비메모리 직원들을 중심으로 부결 운동이 시작되면서 첫날 저녁 노조 투표율이 66%를 넘기는 등 찬반 양측이 일찌감치 결집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노조는 22일 오후 2시 12분부터 잠정합의안에 대한 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27일 오전 10시까지다.
투표에 의결권이 있는 조합원 과반수가 참여해 과반이 찬성하면 잠정합의안은 최종 가결된다. 반대로 조합원 찬성이 과반에 미치지 못하면 잠정합의안은 부결되고 노사는 다시 협상해야 한다.
지난 20일 삼성전자 노사가 도출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는 반도체 부문에서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주택자금 대출제도(최대 5억원) 신설, 평균 임금 6.2%(기본인상률 4.1%, 성과인상률 2.1%) 인상 등 내용이 담겼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약 2억1천만원에서 6억원(세전·연봉 1억 기준)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영업이익 10.5%를 재원으로 하는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과 최대 연봉 50%를 지급하는 기존 OPI를 더하면 메모리사업부는 6억원을,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직원은 약 2억1천만원을 수령 가능하다.
스마트폰·가전·TV 등을 담당하는 성과급으로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실적 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도 받지 못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현재 노조별 조합원 수는 초기업노조(7만850명)가 가장 많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1만9천53명)·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이하 동행노조)(1만2천298명) 등 총 10만2천298명(중복 포함)이다.
부문별 직원 수로 보면 DS가 7만7천300여명으로 DX의 5만1천700여명을 앞선다. 투표권이 있는 노조원 수로 보면 초기업 5만7천290명, 전삼노 8천176명이다.
과반수 참여에 과반수 찬성의 기준을 적용할 때 잠정 합의안의 가결 가능성을 우세하게 보는 이유다.
투표 시작 6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8시 25분 기준 초기업노조 투표율이 66.16%를 기록할 정도로 조합원들의 참여가 급속히 늘고 있다.
비슷한 시각 2대 노조인 전삼노는 69.15%로, 두 노조의 투표율이 모두 66%를 넘어섰다.

다만 부문 간 성과급 격차가 10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부결 운동이 시작되는 분위기다.
전삼노 수원지부의 이호석 지부장은 경기도 삼성전자 수원캠퍼스 앞에서 동행노조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DX 직원들은 어제부로 이번 잠정 타결안 투표에 대한 부결 운동을 정식으로 시작했다"며 "메모리 사업부가 아닌 반도체 내 다른 사업부와도 연대를 해서 분명히 부결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21일) DX부문 직원들은 DX 부문 중심 노조인 전삼노와 동행노조에 대거 가입했다.
2천600여명 수준이던 동행노조 가입자는 이날 오전 기준 1만2천300여명으로 하루 만에 1만명 가까이 늘었다. 전삼노 가입자 수도 지난 20일 1만6천여명에서 21일 1만9천여명(어제)으로 3천명가량 증가했다.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이하 초기업노조) 측은 이날 오전 동행노조에 "이번 잠정합의안은 동행노조가 공동교섭단 소속 지위를 상실한 이후인 2026년 5월 20일 공동교섭단과 사측 사이에 체결된 것"이라며 "투표 권한이 있는 노조원은 공동교섭단에 참가한 초기업노조 및 전삼노의 21일 14시 조합원 명부를 기준으로 한다"고 전했다.
동행노조 조합원들은 찬반투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못 박은 셈이다.
앞서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전삼노와 함께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를 꾸리고 사측과 협상을 진행해오고 있었으나 DX 부문 직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투본을 탈퇴했다.
초기업노조의 투표 배제 결정에 대해 동행노조는 투표를 가결시키기 위한 '말 바꾸기'라고 지적했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가 지난 20일과 21일 메일을 통해 '각 조합은 2026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부탁드린다. 조합원 명부는 21일 14시 명부 기준으로 일치 부탁드린다. 초기업노조는 각 노조의 투표권을 모두 존중하겠다'고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 만에 동행노조 조합원이 1만명이 증가하고 잠정합의안 투표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는 조합원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갑자기 마음을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의 투표 배제 결정과 무관하게 동행노조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DX 중심 노조의 지적에 대해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찬반투표가 부결된다면 2026년 교섭은 나머지 집행부에 위임하고 재신임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삼성전자는 다시 파업 가능권으로 재진입하게 된다.

jak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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