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WHO 탈퇴하고 USAID 인력 감축…콩고 원조액도 급감
트럼프 정부 "에볼라 퇴치 지원 계속돼…원조 자금도 마련" 반박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최근 에볼라 감염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 보건 지원 축소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와 악시오스 등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지난해부터 세계보건기구(WHO)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방역 최전선의 보건기관들이 극심한 자원 부족을 겪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WHO 탈퇴를 선언했고 지난 1월 탈퇴를 완료했다. WHO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공중보건위기 선포를 늦게 해 세계가 대응할 시간을 허비하게 하는 등 핵심 임무를 저버렸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WHO의 최대 공여국으로 2022∼2023년에 거의 13억달러를 제공했는데, 미국의 탈퇴로 WHO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소아마비, 에볼라 등 각종 질병에 대응하기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이 당시 나왔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제개발처(USAID) 인력도 대폭 축소하며 해외 원조 정책 전반을 재정비해왔다 .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조치로 인해 인구 밀도가 높고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민주콩고 같은 지역에서 감염병 대응 체계가 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민주콩고와 우간다에서 발생한 에볼라 감염 추정 사례는 전날 기준 약 600건이고 사망자는 139명으로 집계됐다.
톰 프리든 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를 감염병 대응 지연과 곧바로 연결 짓는 것은 "단순한" 시각이라면서도 WHO 탈퇴, CDC 및 USAID 인력 감축은 "세계 보건 체제에 원투쓰리 펀치를 날렸다"고 지적했다.
구호단체와 보건 전문가들은 최근 며칠 사이 확진자가 급증한 배경에는 초기 감염을 신속히 파악하고 확산을 억제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감시 시스템, 비상 물자 부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인도주의 구호단체 국제구조위원회(IRC)의 헤더 커 콩고 담당 대표는 성명에서 "예산 삭감으로 인해 이 지역이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며칠 사이 보고된 확진자 급증은 감염 확산이 이미 한동안 이어져 왔지만, 이를 추적 시스템이 뒤늦게 포착하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민주콩고에 대한 미국의 원조는 2024년 14억 달러, 2025년 4억3천만 달러에서 2026년 2천100만 달러로 급감했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보건 정책과 국제 보건 지원 예산 삭감이 에볼라 대응 능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에 반박했다.
토미 피곳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USAID 개혁이 에볼라 대응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하에 에볼라 퇴치를 위한 자금 지원과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관련 치료 센터 50곳에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며, 최근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민주콩고에 2천300만 달러 규모 원조 자금을 마련했다고 피곳 대변인은 설명했다.
앤드루 닉슨 보건복지부 대변인도 성명에서 "당국은 이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파트너 및 각국 보건부와 협력하고 있으며, 민주콩고와 우간다의 현지 사무소를 통해 대응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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