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규칙·AI 검증 도구 등에서는 협력하기도

(마운틴뷰=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구글이 19일(현지시간) 연례 개발자 행사 '구글 I/O'에서 발표한 일련의 새 모델과 서비스는 경쟁사인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약한 고리는 정조준하고 강한 부분에는 정면 도전하는 공세로 풀이된다.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연간 인공지능(AI) 토큰 예산을 5월도 되기 전에 다 써버렸다는 일화를 들어봤을 것"이라며 "하루에 토큰 1조 개를 쓰는 기업이 업무량의 80%를 제미나이3.5 플래시 모델로 전환하면 연간 10억 달러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급격한 성장을 이룬 앤트로픽이 AI 인프라 부족에 시달리면서 기업 고객이 많이 쓰는 코딩 도구를 정액제에서 종량제로 바꾸는 등 이용료를 높인 것을 정면으로 겨낭한 것이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등은 실제로 연간 AI 예산을 반년도 지나기 전에 다 소진했다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 피차이 CEO는 이들에게 '제미나이3.5 플래시'로 갈아타라고 제안하는 셈이다.
그는 제미나이3.5 플래시가 비용과 성능의 균형을 이뤘다고 소개했다.
대다수 최고급 모델에 견줄 만하거나 버금가는 성능을 갖추고도 속도는 최대 4배 빠르고, 비용은 절반에서 3분의 1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중양식 AI 모델인 제미나이 옴니는 최근 동영상 생성 도구 '소라'의 서비스를 접은 오픈AI의 빈자리를 겨눴다.
제미나이 옴니는 텍스트는 물론이고 이미지·오디오·동영상 등 모든 형태의 입력을 받아 동영상을 비롯한 모든 형태로 출력하는 모델이다.
앞서 오픈AI는 연내를 목표로 추진하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수익성이 높은 코딩 도구 등에 집중하기 위해 소라 서비스를 다소 급작스럽게 종료했고, 9월에는 개발자용 API까지 폐지한다.
오픈AI의 소라 서비스 철수는 매출 기여도는 낮으면서 AI 인프라를 지나치게 많이 소모한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구글은 제미나이 옴니를 통해 소라에 열광하던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달 초에도 기존 동영상 생성 도구 '비오 3.1'의 경량 모델을 선보이며 오픈AI의 아픈 곳을 찔렀다.
전문가 수준의 소프트웨어(SW) 보안 취약점 탐지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된 앤트로픽의 '클로드 미토스'로 촉발된 AI 보안 위협 부문에서는 정면 대결을 선택했다.
구글은 보안 에이전트 '코드멘더' API를 일부 전문가를 대상으로 시범 제공하고, 조만간 광범위하게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피차이 CEO는 "앤트로픽의 미토스는 모델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보안 영역에서 가치가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이어 "사이버 보안 부문에서 구형 모델인 제미나이 3.1 프로를 사용하더라도 취약점의 80∼90%를 탐지할 수 있다는 것을 내부적으로 확인했다"며 "(미토스와) 그 부분의 격차는 해소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보안 영역에서 앤트로픽의 공적을 인정하면서도 모델 역량 자체는 그에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어필한 셈이다.
한편 이와 같은 경쟁 가운데서도 구글은 오픈AI·앤트로픽과 협력을 이어 나가기도 했다.
앤트로픽이 처음 개발한 에이전트 규칙인 모델콘텍스트프로토콜(MCP) 관련 기능을 강화하고, 직접 개발한 AI 콘텐츠 식별·검증 도구인 '신스ID'(SynthID)는 오픈AI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구글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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