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매체 "中, 행사장 식물 배치로 상징적 메시지 전달"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14일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 놓인 '만개한 철쭉'이 긍정적 메시지를 담은 중국 측 연출이라는 해석이 중화권 매체에서 나왔다.
싱가포르의 중국 일간지 연합조보는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 테이블 중앙에 분홍색과 흰색 철쭉이 배치됐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연합조보는 "철쭉은 중국에서 번영·행운·낙관 등을 의미하는 꽃"이라며 "특히 분홍색과 흰색이 섞인 것은 '조화롭게 어우러져 더 나은 미래를 만든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쭉은 화려하게 피어난다는 특징과 함께 (정해진) 개화 시기에만 피어난다는 점에서 절제와 균형을 상징하기도 한다"고 풀이했다.
특히 이 매체는 중국이 외교 행사에서 그간 회담장 식물 배치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해왔으며, 이번 철쭉 역시 양국 관계에 대한 '낙관적 의지'를 반영했을 것이라고 봤다.
2023년 6월 토니 블링컨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방중해 시 주석과 회담 테이블에 앉았을 때는 중앙에 연꽃이 놓여 유사한 분석을 낳은 바 있다.
당시 블링컨 장관은 4개월 앞서 발생한 정찰풍선 사태로 단절된 양국 관계의 복원과 소통 재개를 위해 중국을 찾은 상황이었다.
이를 두고 신화통신과 중국중앙TV(CCTV) 등 관영매체들은 연꽃을 뜻하는 한자 '하'(荷)가 '화'(和)·'합'(合)과 중국어 발음이 같다는 점에서 '우의'와 '협력'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4월 블링컨 장관이 다시 베이징을 찾았을 때 회담장은 잎 색깔이 다양하게 변하는 관엽식물인 '크로톤'(변엽목)으로 꾸며져 있었다.
양국이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와 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을 놓고 갈등을 빚던 시기였다.
중화권에서 이 식물은 '예측 불가능성', '불가사의함'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매체들은 이를 두고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반영한 상징적 연출이라는 분석을 내놨었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신흥 강대국이 필연적으로 기존 패권국과 충돌한다는 의미의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단어를 거론하며 양국 간 공존을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관계는 매우 좋고, 나와 시 주석도 역대 미중 정상 중 가장 좋은 관계"라며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시 주석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이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고,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충돌해 중미 관계 전체를 매우 위험한 지경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미국에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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