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차량 생산·중국업체와 합작' 구제 아이디어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자동차산업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앞으로 10년간 이 분야 일자리가 12만5천개가 더 없어질 것으로 업계가 전망했다.
힐데가르트 뮐러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회장은 1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RND 인터뷰에서 "최근 추산 결과 2035년까지 일자리 22만5천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예상보다 3만5천개 많은 수치"라고 말했다.
뮐러 회장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미 일자리 10만개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VDA의 일자리 추산은 업황이 정점을 찍은 2019년을 기준으로 한다. 당초 예상치는 19만개였다. 부품업계 등을 포함한 독일 자동차산업 노동자는 지난해 기준 72만6천명이다.
뮐러 회장은 높은 세율, 비싼 에너지 비용과 인건비, 과도한 관료주의 등 독일의 불리한 입지 조건과 함께 유럽연합(EU) 등의 전기차 전환 정책도 일자리 감소 원인으로 꼽았다. 내연차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특히 부품업체가 타격받는다는 논리다. 그는 당국이 전기차 전환을 유연하게 한다면 독일에서 일자리 5만개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와 정치권은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갖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스라엘 방산업체 라파엘 어드밴스트 디펜스 시스템즈(이하 라파엘)와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의 합작회사 설립 계약이 임박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라파엘과 폭스바겐은 내년 가동 중단이 예정된 오스나브뤼크 공장에서 이스라엘 방공시스템 아이언돔에 쓰이는 군용 차량을 합작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라파엘의 요아브 투르게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독일 정부, 폭스바겐 관계자들과 만나 계약 세부 사항을 논의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폭스바겐은 2024년 생산능력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독일 내 공장 10곳 중 2곳에서 자동차 조립을 중단하되 공장 폐쇄 대신 다른 활용방안을 찾기로 노조와 합의한 바 있다. 오스나브뤼크 공장은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도 인수를 타진해왔다. 드레스덴 공장은 드레스덴 공대의 인공지능(AI)·로봇 연구 캠퍼스로 전환 중이다.
폭스바겐은 최근 추가 비용 절감 방침에 따라 하노버·엠덴·츠비카우·네카르술름 공장도 현재 생산하는 모델이 단종되는 대로 단계적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전했다.
고용 유지가 시급한 정부는 생산 시설을 유지하고 중국 브랜드 자동차를 생산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폭스바겐 본사 소재지인 니더작센주에 이어 츠비카우 공장이 있는 작센주 정부도 중국 자동차 업계를 협력 파트너로 거론했다.
디르크 판터 작센주 경제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산업역량을 발전시키고 생산을 유지하는 게 승산 없는 싸움에 매달리는 것보다 낫다. 중국은 츠비카우에 기회"라며 "우리 기준은 이념이 아니고 미래 경쟁력과 폭스바겐의 안정적 일자리"라고 말했다.
츠비카우 공장은 2019년부터 ID 시리즈 등 순수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으나 최근 수요 감소로 생산량을 감축했다. 공장 직원은 9천200명으로, 주변 업계를 합쳐 일자리 약 3만개가 이 공장과 관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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