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1972년 중난하이 서재서 닉슨 만나…냉전 속 관계정상화 토대 마련
시진핑, 2014년 오바마와 노타이 회동…2017년 트럼프 방중땐 중난하이 일정 없어

(베이징·서울=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차병섭 기자 = 9년 만에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권력의 심장부' 중난하이(中南海·중남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에 도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 후 과거 중국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톈탄(天壇·천단)공원을 방문하고, 15일 일정은 중난하이에서 소화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중난하이 정원에서 양자 회담 및 티타임을 갖고 오찬회의 후 미국으로 돌아가는데, 셋째 날 오전 일정 전체가 중난하이에서 진행된다.
중국에는 외국 지도자들이 방문 시 행사를 진행하는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이 있지만, 시 주석은 중국 지도부의 집무실·관저가 있어 경계가 삼엄하고 '중국 권력의 심장부'로 불리는 중난하이로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한 것이다.
앞서 마오쩌둥 당시 주석은 1972년 2월 21일 중난하이에 있던 자신의 서재에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당시 미중은 미수교 상태였고, 닉슨은 중국을 방문한 첫 대통령이었다.
이는 미중이 1949년 신중국 건국 후 20여년간의 적대관계를 뒤로 하고 관계 개선에 나선 것으로, 양국 정상은 상하이 공동선언을 통해 관계 정상화의 토대를 마련했다. 미소 냉전 속에 미중 데탕트를 통해 중국이 발전 기회를 잡은 순간이기도 했다.
마오 주석은 같은 해 9월 29일 자유 진영이던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 당시에도 중난하이에서 다나카 가쿠에이 일본 총리를 만났다.
그런 만큼 중국에서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떠올리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때 시 주석의 '외교 책사'로도 불렸던 홍콩중문대학 선전캠퍼스 공공정책학원 정융녠 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미중이 이미 '주요 2개국(G2)' 구도를 이룬 만큼 미국이 제로섬적 사고를 버리고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미중 관계가) 현재 이미 매우 중요한 지점에 도달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닉슨 전 대통령의 방중과 비교하는 미국 일각의 견해도 있다고 짚었다.
닉슨 대통령의 방중이 미중 관계에 신기원을 열었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구질서가 붕괴하고 신질서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역사적 전환점에 이뤄진다는 것이다.

시 주석도 중난하이를 정상 외교 무대로 활용하고 있는데, 집권 후 처음으로 중난하이로 초청한 정상은 버락 오바마 당시 미 대통령이었다.
시 주석은 2014년 11월 10∼12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겸해 중국을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과 중난하이에서 회동했고, 양 정상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차림으로 함께 산책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억제하거나 봉쇄할 의도가 없다"며 "미국은 중국의 개혁개방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중미 간 신형대국관계 건설 추진에 중요한 계기"라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은 앞서 2013년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태평양은 중국과 미국 두 대국을 수용할 수 있다"는 말로 미국 주도 세계 질서에 대한 도전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한편,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 때는 미중 정상이 중난하이에서 공식 일정을 갖지 않았으며, 대신 시 주석은 쯔진청(자금성)을 하루 비우고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안내하는 등 '황제 의전'을 제공하며 친교를 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공항에서 곧장 쯔진청으로 이동했고, 시 주석 부부가 직접 트럼프 대통령 내외를 맞이하고 차를 마시며 덕담을 나눴다. 이어 황제만이 다니던 길을 따라 쯔진청을 둘러보고 함께 경극 공연을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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