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미중 정상회담 국내증시 영향 여부 주시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미국과 중국의 정상 회담을 하루 앞두고 13일 증권가는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의제로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꼽았다.
만일 미국이 중국 반도체에 대한 수출 규제를 완화할 경우 국내 메모리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에서 AI와 반도체 등 기술 문제가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다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그간 트럼프 정부는 AI와 반도체를 중국과의 패권 전쟁에서 승패를 가를 중요한 키로 보고 자국 내 투자 확대 및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로 대응해왔다.
중국은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 등으로 대응해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 내 메모리 부족 문제와 11월 중간 선거를 근거로 증권가는 미국이 규제 수준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대표단에 막판 합류(last-minute addition)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하기도 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회담 결과는 기존 협상 상태 연장 및 상징적 성과로 마무리될 가능성 높다"면서도 "일부에서는 중국이 2025년 정상회담에서 절대 우위를 입증한 만큼 희토류 카드를 앞세워 베이징이 더 큰 양보(반도체 수출규제 완화 카드)를 끌어낼 수 있는 위치라는 의견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태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으로 지지율에 어려움을 겪는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으로부터 농산물 및 에너지 수입 확대와 같은 협상 결과를 얻어낸다면 미국 내 지지층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즉각적인 이익"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이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일부 반도체 설비 등에 대해 완화하고 중국도 희토류 등에 대한 안정적 공급을 협상에서 선언한다면 상호 성공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관측이 나오면서 증권가는 이번 회담 결과가 반도체 비중이 큰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한국 반도체는 자체 기술력과 생산력에 더해 양국의 첨예한 갈등에 대한 일종의 '대안'으로 지목되면서 일정 부분 혜택을 입어왔다는 평가가 있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양국의 반도체 갈등이 완화할 경우 국내 업계와 증시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투 톱'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7%다.
조 연구원은 "미국 행정부가 메모리 부족에 따른 AI 데이터센터 구축 지연 우려로, 14nm와 7nm 장비(에 대한) 화홍 및 HLMC(의 구입이) 비공식 면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면서 "핵심은 비공식이라는 점에서 다음은 SMIC, 그 다음은 CXMT·YMTC로 확장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그는 중국이 미국의 양보를 끌어낸다면 "한국 메모리에는 부정적 시나리오"라면서 "회담이 동결만 돼도 한국 기업은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희토류와 미국 반도체 간 어느 정도 합의가 되면 시장에서는 반도체 가격 급등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중국 반도체 성장이 당장 메모리 시장의 판도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지금 반도체 가격 급등은 AI 군비 경쟁 중에 4월 물가 압력까지 높아지고 있는 미국, 그리고 중국 입장에서 썩 반갑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중 정상 회담에서 데탕트 분위기가 생긴다면 반도체는 숨을 고를 것"이라면서도 "다른 산업들이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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