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개설 1년만에 3명 졸업…"대학원 과정 설치에 노력"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권영전 특파원 = 미국 서부 명문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가 미국 대학 최초로 한국어 수업을 시작한 지 83년 만에 한국학 전공 졸업생을 배출한다.
UC버클리 동아시아학과는 오는 19일(현지시간) 열리는 졸업식에서 복수 전공으로 한국학을 선택한 학생 3명이 학위를 받는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학과에 한국학 전공이 개설된 지 1년 만에 거둔 첫 결실이다.
첫 졸업생인 김소영(미국명 일리스 김)씨는 "근현대사뿐 아니라 향찰과 같은 고대 표기법까지 배우고 고전문학 등 1차 사료를 직접 연구하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접근하는 버클리대 한국학의 커리큘럼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졸업 소감을 말했다.
다른 졸업생인 조앤 문씨는 윤동주의 시를 공부하고 일제 식민지배와 한국전쟁(6·25전쟁), 분단의 역사 등을 배우면서 미국인으로 자라온 자신의 한국적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도움이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20세기 한국 여성의 노동을 주제로 졸업논문을 쓴 문씨는 이후 하와이대 대학원에 진학해 일제강점기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 여성들과 해방 이후 형성된 기지촌에 관한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동아시아학과 안진수 교수는 이번 한국학 졸업생 배출에 대해 "한국학 전공이 개설된 것은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정말 뜻깊은 일"이라며 "고국이 일제 강점 아래 놓여 있던 1943년에 미국 대학 최초로 한국어 수업을 시작한 곳이 바로 UC버클리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UC버클리의 첫 한국어 수업은 당시 동양어학과(동아시아학과의 전신)에 재직 중이던 독립운동가 최봉윤 선생이 학교를 설득해 개설했다. 선생은 미국 최초의 한국어 대학 교재도 직접 집필했다.
최 선생이 씨앗을 뿌린 한국어 수업은 현재 연간 400∼500명이 수강하는 인기 강좌가 됐고, 학과는 한국어 수업 전담 강사 7명을 두고 매년 '한국의 날' 행사를 열어 공연과 논문 발표, 에세이 경연 등도 진행한다.
UC버클리는 이 전통을 지난 2023년 '한국어 프로그램 80주년 기념식'을 거행하고 '최봉윤 장학금'도 신설했으며, 대학이 1979년 설립한 한국학센터는 2022년부터 '이홍영 도서상'을 마련해 한국학 관련 우수 학술서적을 시상하고 있다.
이 대학 학부 한국학 전공 설치에 노력해온 안 교수는 한국학 대학원도 개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동아시아도서관에 소장된 한국 고서적들이 조선총독부 관리였던 소장가 아사미 린타로(淺見倫太郞)의 이름을 따 '아사미 문고'로 명명된 데 대해 학생들 사이에서 식민주의 역사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반영해 명칭을 바꾸자는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고 안 교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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