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우크라에 영공 열어주면 자위권 발동' 으름장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발트해 연안국 라트비아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산 드론의 영공침범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고 현지 매체 LSM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드리스 스프루츠 라트비아 국방장관은 이날 "분열을 초래하는 정치 공세에서 라트비아군을 보호하기 위해 장관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앞서 에비카 실리냐 총리는 드론 침범 대응을 포함한 전반적 상황을 고려했다며 스프루츠 장관에게 사임을 요구했다. 그는 이날 후임자가 취임할 때까지 자신이 국방장관을 대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새벽 러시아 쪽에서 라트비아 영공으로 넘어간 전투용 드론 2대가 남동부 레제크네의 석유저장시설에 부딪혔다. 저장고가 비어 있어 큰 피해는 없었다. 이들 드론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향해 날렸으나 전자전으로 경로를 이탈해 라트비아 영공을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에는 우크라이나가 발트해 연안의 러시아 석유 수출 시설을 겨냥해 날린 드론이 길을 잃고 영공을 침범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러시아 측은 최근 발트 3국이 우크라이나 드론에 고의로 영공을 열어준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들 나라를 상대로 한 자위권 행사를 언급했다. 라트비아에서는 우크라이나 드론으로 인한 민간 피해를 우려하는 와중에 러시아까지 으름장을 놓으면서 이 문제가 정치 공방으로 번졌다.
지난해 9월에는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무더기로 침범해 유럽 전역이 한동안 드론 공포에 떨었다. 폴란드와 발트 3국은 이 틈을 타 러시아·벨라루스와 국경지대에 유럽연합(EU) 자금으로 드론 방어벽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북동부 유럽 국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회원국에서 호응이 없어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에 완벽한 장벽은 없다. 3천㎞에 달하는 (러시아와 EU의) 국경선을 완벽히 방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답은 '아니오'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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