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일본판 중앙정보국(CIA)'으로 불리는 국가정보국 등의 창설을 통해 정보 수집 활동을 강화하려는 일본이 가짜 여권 등 가장 신분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부·여당 관계자를 인용해 내년 말까지 대외정보청을 신설할 방침인 일본 정부가 정보 수집 요원이 해외에서 활동할 때 안전 확보 목적으로 가장 신분을 활용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국가 정보 활동 사령탑 국가정보회의 창설 법안에 대해 전날 참의원(상원)이 연 첫 심의에서 정보 요원의 가장 신분 도입에 대해 "연구해야 할 과제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산케이는 정보 요원의 가장 신분이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불법 아르바이트 등 범죄 연루 행위를 수사할 때 가장 신분이 활용되고 있다.

국가 정보 수집 활동 강화는 다카이치 총리의 간판 정책 중 하나로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는 지난 10월 연정 수립 당시 정보 수집 활동 강화와 관련해 국가정보국 창설, 스파이 방지법 제정, 대외정보청 신설 등에 합의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 같은 정보기관을 두고 있지 않던 일본은 총리를 의장으로 국가공안위원장, 관방장관, 법무장관, 외무장관 등 9개 각료로 구성된 국가정보회의를 만들어 국가의 정보 수집 활동에서 사령탑 기능을 부여하려 하고 있다.
국가정보회의 등 신설에 관한 관련 법안이 지난달 중의원(하원)을 통과한 데 이어 참의원 통과도 유력한 상황이다.
국가정보회의 사무국 격인 국가정보국은 내각정보조사실, 경찰청, 외무성, 공안조사청 등 각 기관이 모은 정보를 요구할 수 있어 국가 정보 수집의 핵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국가정보국은 이르면 오는 7월 총리 직속 정보기관인 내각정보조사실과 동등한 700명 수준으로 일단 출범하고 추가로 인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최근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일본판 CIA 신설을 계기로 정보 수집·분석을 맡는 전문 인재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8일 참의원 본회의에서 외국 세력의 공작 행위에 관해 "안보상의 위협이며 선거의 공정과 자유로운 보도 등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국 시민단체 활동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입헌민주당은 개인정보 침해와 국가의 감시가 심해질 것을 우려하면서 국가정보국 등 활동을 국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규정을 법안에 담을 것을 요구했다.
cs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