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유일 수교국' 에스와티니서 귀국…"압박 때문에 물러서지 않을 것"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중국의 방해를 뚫고 아프리카 유일 수교국인 에스와티니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5일 대만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이날 오전 대만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만인은 세계로 나아갈 권리가 있다"며 "우리는 압박 때문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외교 공간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이어 "지난 2일 출발해 귀국하기까지 84시간 동안 약 2만5천㎞를 이동했다"면서 "이번 에스와티니 방문 외교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무사히 귀국했다"고 말했다.
이번 방문은 출발 단계부터 순탄치 않았다.
라이 총통은 당초 지난달 하순 에스와티니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항로에 포함된 마다가스카르·모리셔스·세이셸이 영공 통과 허가를 철회하면서 일정이 한 차례 무산됐다.
대만 측은 이 과정에 중국의 압박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에스와티니 국왕의 초청장을 전달하기 위해 대만을 방문한 툴레실레 들라들라 부총리의 전세기를 활용하면서 방문이 성사됐다.
라이 총통은 귀국 역시 들라들라 부총리와 함께 에스와티니 전용기를 이용했다.
그는 "국가 지도자 간 상호 방문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로 각국의 기본 권리"라며 "이번 방문 과정에서의 외부 방해는 오히려 대만이 세계로 나가려는 의지를 더욱 분명히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또 "대만은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준수하며 국제사회와의 상호 호혜와 공동 번영을 추구하고 있다"며 "세계의 안전과 안정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국제사회가 중시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라이 총통은 이번 방문이 단순한 외교 활동을 넘어 가치가 유사한 국가들과 함께 국제 질서를 수호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구는 둥글고 세계는 모두의 것이며 대만은 세계의 일부"라며 "자유와 평화를 중시하는 대만은 책임 있는 자세로 국제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라이 총통의 에스와티니 도착 직후 거친 표현을 동원해 비난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도둑질하듯 몰래 외부로 나갔다"며 "길을 건너는 쥐와 같은 비열한 행위는 국제사회의 조롱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외국 항공기를 이용해 밀입국 방식으로 도피 소통을 벌이며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됐다"며 "대만 독립의 추악한 행보를 또 하나 추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라이 총통이 어디를 가든 중국의 허가는 필요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국가는 팔라우·과테말라·파라과이·교황청·벨리즈·에스와티니·아이티·마셜군도·세인트키츠네비스·세인트루시아·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투발루 등 12개국이다.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