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등 고유명사 단서로 해독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고고학자가 4천년 전 이란 문자인 엘람 선형 문자를 해독해냈다고 일간 르피가로, AFP 통신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벨기에 리에주 대학에 근무하는 고고학자 프랑수아 데세는 엘람 선형 문자를 해독해 내는 데 성공했으며 이란의 긴 역사 속에서 사용된 모든 문자 중 엘람 선형 문자가 유일하게 "진정한 토착 문자"라고 AFP에 말했다.
엘람 선형 문자는 오늘날 사라진 문자 체계로, 엘람이란 이름은 현재 이란 남부에 존재했던 고대 문명을 가리킨다. 엘람 문명은 당시 메소포타미아의 경쟁 상대였다.
총 77개의 마름모, 곡선, 기타 기하학적 조합 형태로 이뤄진 문자로 구성됐다. 1903년 현재 이란 남서부 고고학 유적지를 탐사하던 프랑스 탐사팀에 의해 이 문자 체계가 처음 발견됐다.
그러나 엘람 선형 문자로 쓰인 비문의 수가 극히 적었기에 이 문자는 장기간 해독되지 못했다.
데세는 2006년 이란 남부에서 발굴 작업 도중 엘람 선형 문자로 쓰인 점토판을 발견하고 문자 체계 해독에 전념해 왔다. 하지만 제한된 자료로 인해 오랜 기간 해독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2015년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이란계 마흐부비안 가문이 소장한 고대 유물을 직접 확인하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그는 "이 유물들에서 10개의 새로운 텍스트를 확보했고, 그 안에 해독의 열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데세는 문자 해독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건 고유명사였다고 밝혔다. 그는 "문자를 해독할 때는 지명, 신의 이름, 왕의 이름 등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설명했다.
1820년대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한 프랑스 학자 장프랑수아 샹폴리옹이 프톨레마이오스나 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을 통해 단서를 찾았듯, 데세 역시 기원전 약 1950년에 통치한 왕 '실하하'(Shilhaha)의 이름에서 중요한 단서를 발견했다.
특히 네 개의 기호로 이뤄진 배열에서 마지막 두 기호가 동일하다는 걸 발견했는데, 이것이 '실하하'라는 이름의 끝부분과 정확히 일치했다.
현재 데세는 약 45개의 엘람 선형 문자 비문을 확보해 추가 연구 중이다. 그는 해독 기술을 통해 더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그보다 더 이른 시기의 '원시 엘람어'로 쓰인 점토판 연구를 꿈꾸고 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이란에 거주했던 데세는 이란의 풍부한 유산을 조명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상황이 다시 안정되면 이 연구가 이란의 문화와 정체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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