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실적 속 노조는 반도체 성과급만 집중…사내 위화감↑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고도 총파업과 노노 갈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것은 반도체와 완제품(세트) 부문 간 극심한 실적 차이가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의 조직임에도 역대급 초호황을 맞은 반도체 부문은 1인당 6억원에 달하는 성과급 요구가 터져 나오는 동안, 올해 초유의 연간 적자까지 예상되는 세트 부문은 혹독한 구조재편의 칼바람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57조2천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맡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53조7천억원의 영업익을 달성하며 전사 실적을 홀로 이끌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1천억원)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무려 50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AI 데이터센터용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와 함께 메모리 사업이 호실적을 내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계속된 공급 부족으로 인해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어 세계 최대 생산능력(CAPA)을 보유한 삼성전자의 최대 수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DS 부문에 대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0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것을 고려하면 DS 임직원 1인당 6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과도한 요구라는 외부 여론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파업 시 손실이 30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사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모바일(MX)과 TV(VD), 생활가전(DA) 사업부로 구성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1분기 영업익이 전년 대비 1조7천억원, 36% 급감한 3조원에 그쳤다.
1분기 DS 부문 영업이익률이 66%에 이르고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75%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DX 부문의 이익률은 6%에 불과했다.
이번 분기는 갤럭시 S26 출시 효과로 예상보다는 선방했지만, 계속되는 반도체 및 부품 가격 상승세와 미국 관세 부담, 그에 따른 수요 정체 등으로 갈수록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DX 부문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볼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이미 DX 부문은 수익성이 낮은 일부 가전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외주로 전환하는 등 가전 사업 재편에 돌입했고, 국내 가전과 모바일 유통을 맡고 있는 한국총괄에 대한 경영진단도 착수했다.
중국에서는 조만간 일부 사업 철수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끊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전자 노조는 DX 부문 임직원 처우에 대해선 요구를 내놓지 않은 채 DS 부문의 성과급 요구에 집중하면서 노노 갈등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이익의 상당 부분이 세트 사업에서 나오는데도 한쪽은 성과급 잔치를 바라고 한쪽은 구조재편을 걱정하는 형편"이라며 "과거 반도체 사업이 어려울 때 세트 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고용과 투자를 이어간 것을 고려하면 현재 상황을 직원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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