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30일(현지시간) 핵전쟁 가능성을 경고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교육 마라톤' 행사에 연사로 나서 "나는 강경한 어조를 쓰고 핵전쟁을 이야기한다고 비난받지만, 이는 불행히도 현실적인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를 깨닫지 못하는 이는 공상가이거나 바보일 것"이라며 "나는 진심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불행히도 지역적 분쟁은 종종 세계적 분쟁으로 이어진다"며 "지금은 1차 세계대전 이전 시대, 혹은 어느 정도는 2차 세계대전 이전인 1930년대와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지금 유럽연합(EU)은 수십 년에 걸쳐 쌓아 올린 것들을 무너뜨리는 멍청이들이 이끌고 있다"며 "그들은 러시아와의 전쟁에 집착하는 파괴적이고 편협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또 "우리의 적은 우크라이나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상대로 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수십 개의 서방 국가들도 우리의 적"이라고 주장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우리는 이웃 나라나 서방 세계와의 관계를 장밋빛 안경을 통해 바라봤지만 환상은 무너졌다"며 옛 러시아제국 황제 알렉산드르 3세가 "나에게는 충직한 동맹이 두 개, 육군과 해군만 있다"고 말했던 것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 대해서도 "미국의 전략핵무기가 우리를 겨냥하고 있고, 우리 핵무기도 미국을 겨누고 있다"며 "이러한 사실이 우리 관계의 근간을 이룬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유럽이 충돌하는 상황을 두고서는 "상황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며 "팝콘을 잔뜩 준비하라"고 비꼬았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대통령을 납치하고 분쟁을 일으키는 나라가 모든 상황에서 효과적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리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를 지시하고 이란에 대한 전쟁에 나선 것을 비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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