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계기 '마가동맹' 분열…"배신감" "원칙없는 美우선주의는 우상숭배"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한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선거 기간 그의 당선을 도왔던 '보수 논객' 터커 칼슨이 과거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것을 후회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습과 전쟁 수행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칼슨은 2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를 싫어하지 않는다"라면서도 "나는 이 전쟁과 미 정부가 나아가는 방향이 싫다. 배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전쟁은 없다'는 대선 공약을 어기고, 네오콘(신보수주의자)과 이스라엘의 영향력에 굴복했다고 주장했다.
칼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득권 세력을 이겨내지 못했다며 "시스템이 자신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증명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런 식으로 권위주의 체제를 운영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자유 민주주의를 운영할 수는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 민주 체제에 "실존적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가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미국 우선주의'에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칼슨은 "미국 우선주의가 일련의 원칙이 아니라 대통령의 직감이라면,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당연히 그것을 거부해야 한다. 우리는 인간을 숭배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건 우상숭배"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우선주의'의 의미를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칼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네오콘의 "노예"가 됐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나는 그가 진심이라 생각했고, 어쩌면 진심이었을지 모른다"라면서도 "내 관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후) 극적으로 변했다"고 했다.
칼슨은 20년 전 뉴스 평론가 시절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던 것을 여전히 후회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이 미국을 수렁에 빠뜨렸다고 주장한다.

트럼프 행정부 2기 구성에 영향력을 미치고, JD 밴스 부통령 지명에도 관여했던 칼슨이 트럼프 대통령과 완전히 멀어진 시점은 지난 2월 28일 미·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일이다.
전쟁 확대를 막기 위해 백악관을 세차례 방문하고 밤낮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로비를 벌였던 칼슨에게 공습 소식은 절연의 신호가 됐다.
칼슨은 공습 소식을 담은 문자를 받은 뒤 답장하는 대신 성경을 읽었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최근 자신의 팟캐스트에서도 "사람들을 오도해 미안하다"며 과거 지지 행보를 사과했다.
WSJ은 "미국의 가장 인기있는 보수 논객인 칼슨은 이제 마가 운동을 분열시키는 반전(反戰) 세력의 얼굴이 됐다"며 "거의 10년간 함께 하며 현대 보수주의 운동을 재편했던 두 사람의 우정이 산산조각난 듯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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