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발표' 목표 훌쩍 넘겨…잇단 지연에 동력 약화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금융권 '부패한 이너서클' 문제를 근절할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가 이달도 난망한 상태다.
현재 당국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독립성 확보 방안 등을 보강해 개선안을 마무리하는 단계로 전해진다. 다만 발표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최종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시기는 여전히 미정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동안 전문가들과 여러 방안을 추가 논의해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지만, 발표는 이달을 넘어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중동사태로 고유가·고환율의 경제 비상상황이 이어져 당국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측면이 있다. 이번 달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대통령 인도·베트남 순방 동행 일정도 겹쳤다.
내부적으로는 금융권 지배구조 폐쇄성에 관한 이 대통령의 강도 높은 문제의식에 부합하면서도,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균형점을 찾는 데 고심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금융당국은 크게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 이사회 독립성 제고, 성과보수 개선 등을 큰 축으로 삼고 개선안을 논의해왔다.
현재로서는 CEO 연임 때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문턱을 높이고, 사외이사 임기를 직접적으로 제한하기보다 의사록 작성·공시 강화 등을 통해 이사회의 독립성 검증·평가가 이뤄지게 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특히 임추위가 경영진과 이해 상충 소지가 있는 사외이사 후보를 내지 않도록 검증·추천 기능을 강화해 독립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막바지 단계에서 집중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금융위 업무보고 때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관행을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지적하자, 금융위·금감원은 올해 1월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올해 3월까지 개선안을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후 실제 지난달 중순 개선안 발표 일정이 잡히기도 했으나 공지 당일 돌연 취소돼 금융위·금감원 이견설 등 여러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압박 효과를 높이고자 지난달 주총 기간 직전 발표를 시도했다가 무산된 뒤에는 이달 발표 가능성이 점쳐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기자간담회 때 "4월 정도에는 결론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당국의 발표가 지연되는 사이 주요 금융지주 회장 선임 작업이 속속 진행되면서 동력이 다소 약화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99.3%),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88.0%), 빈대인 BNK금융지주[138930] 회장(91.9%)은 지난달 주총에서 높은 찬성률로 연임을 확정했다. KB금융지주도 오는 11월 양종희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번 달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한 상태다.
당국의 관련 행보도 다소 주춤해졌다. 앞서 이찬진 원장이 지난 22일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를 할 예정이었지만 개선안 발표 지연 등의 영향으로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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