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조사 위해 사임" 밝혀…'부패 척결' 내세운 새 정부에 타격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네팔 'Z세대 반정부 시위' 지도자로 새 정부에서 장관을 맡은 수단 구룽(38) 내무부 장관이 자신의 재산·투자 관련 의혹에 취임 한 달도 안 돼 물러났다.
23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전날 구룽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정한 조사를 위해 사임한다고 밝혔다.
구룽 장관은 "최근 저는 제 주식 관련 문제와 기타 사안에 대해 시민들이 제기한 질문·의견·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내게 도덕성은 직위보다 중요하며 국민의 신뢰보다 더 큰 힘은 없다"면서 "공직 생활은 깨끗해야 하고 지도자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구룽 장관이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총리가 당분간 내무부 장관직을 겸직할 것이라고 전했다.
작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시민단체 '하미 네팔'(우리는 네팔이다)의 설립자인 구룽은 시위가 K.P. 샤르마 올리 전 총리의 사임으로 끝난 뒤 올해 1월 국민독립당(RSP)에 입당했다.
지난 3월 열린 총선에서 RSP 후보로 출마해 의원이 됐고, 지난달 27일 RSP 소속 발렌드라 샤(35·일명 발렌) 신임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장관 자리에 올랐다.
그는 취임 바로 다음 날 올리 전 총리와 라메시 레카크 전 내무부 장관에 대해 70여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시위 진압 책임과 관련해 체포 명령을 내려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난주 발렌 총리와 장관들이 의원 재산 공개 법률에 따라 재산을 공개한 이후 구룽 장관이 일부 금융투자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그가 최근 자금 세탁 혐의로 수사를 받는 사업가 디팍 바타와 사업 파트너십을 맺었고, 그의 조직이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그 결과 구룽 장관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커졌고 네팔회의당(NC) 등 야당은 그가 직위를 유지하는 한 공정한 조사가 어렵다면서 그의 사임을 요구했다.
이에 구룽 장관은 전날 사임을 발표하면서 이런 의혹이 단순 루머라고 부인하고 "비난과 진실은 다른 것이다. 결정은 감정이 아닌 증거에 근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리 전 총리 정부의 부패·비리 문제를 비판하며 집권한 발렌 총리 정부는 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앞서 이달 초 디팍 쿠마르 사 노동부 장관이 아내를 건강보험위원회 이사로 임명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해임된 데 이어 구룽 장관까지 물러나면서 새 정부에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발렌 정부는 전 대법원 판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5인 위원회를 구성, 정치인·공무원 재산을 조사하도록 하는 등 부패 척결을 위한 100개 항목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jh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