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라잉, 대통령 취임 후 수치 고문 형기단축 등 '유화 제스처'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군사정권 수장에서 민간인 대통령으로 옷을 갈아입은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대통령이 반군 측에 오는 7월 말까지 평화회담을 갖자고 제안했지만, 여러 반군 단체가 거절했다.
22일(현지시간) 미얀마 관영 매체 '미얀마 알린'에 따르면 흘라잉 대통령은 전날 정부 회의에서 7월 31일까지 100일 안에 평화회담을 열겠다면서 반군 단체들의 참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얀마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 버마학생민주전선(ABSDF),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렌민족연합(KNU), 친국민전선(CNF) 등을 언급하면서 "아직 대화와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단체들도 7월 31일 최종 기한까지 논의에 참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1년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뒤 작년 12월∼올해 1월 총선을 거쳐 이달 초 대통령으로 선출된 흘라잉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에 처음으로 반군 측에 협상을 제안했다.
하지만 주요 반군 단체들은 일제히 거부의 뜻을 나타냈다.
네이 폰 랏 NUG 대변인은 "군부의 거짓 초청은 군사 통치 하에서 국민의 억압을 연장하기 위한 것임을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다"면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다른 저항세력과 함께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살라이 흐텟 니 CNF 대변인도 군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연방 민주주의 체제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위해 군사적·정치적 전투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군부에서 단순히 외관만 바꾼 뒤 '정부'를 자칭하는 자들과는 논의할 것이 없다"고 받아쳤다.
사우 타우 니 KNU 대변인도 협상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면서 거절했다.
다만 AP 통신에 따르면 작년 10월 중국의 중재로 군사정권과 휴전한 소수민족 반군 타앙민족해방군(TNLA)은 지난주 성명을 통해 흘라잉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고 평화회담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흘라잉 대통령은 지난 17일 아웅산 수치(81) 국가고문의 징역 형기를 줄이고 수치 고문의 최측근인 윈 민트(75) 전 대통령을 사면, 석방하는 등 민간인 대통령으로 변신한 이후 일부 유화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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