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중도우파 정당에 크게 앞서…EU·러시아 모두 승리 축하

(로마=연합뉴스) 민경락 특파원 = 불가리아 총선에서 친(親)러시아 성향 정당이 절반에 가까운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를 확정 지었다.
20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선거 당국은 전날 치러진 총선에서 루멘 라데프 전 대통령이 이끄는 진보불가리아당(PB)이 44.6% 득표율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위인 중도우파 성향 유럽발전시민당(GERB)의 득표율 13.4%와 격차가 크다.
이번 총선 결과는 불가리아에서 보기 드문 압도적인 승리라는 것이 대내외 평가다.
불가리아 정치권은 집권 다수파가 없어 최근 5년간 8차례나 총선을 치르는 등 정국 불안이 반복됐다.
PB의 압도적인 승리로 단독 집권이 가능해졌지만 라데프 전 대통령은 친유럽 성향 정당이나 소규모 정당과 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라데프 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 우크라이나 지원에 거듭 반대 의사를 밝혀온 친러시아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유로화 도입'을 지목하며 반(反)EU 정서에도 호소해왔다.
라데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불가리아가 EU 회원국들과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그가 불가리아의 유로화 도입을 되돌리거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아설 만큼 급진 성향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는 전날 "불가리아가 유럽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유럽의 번영과 자율·안전을 위해 EU 정상회의에서 함께 일하기를 기대한다"며 승리를 축하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라데프 전 대통령과 관련해 "실용적 대화를 통해 러시아와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에 고무됐다"며 총선 결과를 환영했다.
불가리아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10년 성장세를 보였지만 아직은 유로존 평균의 3분의 2 수준이다. 다른 EU 국가와 비교하면 빈곤율도 높은 편이다.
roc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