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체코·슬로바키아 슈퍼마켓서 회수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오스트리아 등 유럽 지역 슈퍼마켓에서 판매된 유기농 이유식에서 독성 물질이 검출됐다. 당국은 제조사 협박 시도로 보고 수사 중이다.
일간 슈탄다르트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남동부 부르겐란트주 경찰은 18일(현지시간) 아이젠슈타트에서 시민이 신고한 이유식 샘플을 분석한 결과 쥐약 성분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경찰은 인접국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압수된 이유식에서도 독성 물질이 검출됐고 썩은 내가 난다는 신고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헬무트 마르반 부르겐란트주 경찰 대변인은 19일 "독성 물질이 든 이유식 병이 최소 1개 더 유통된 걸로 추정한다"며 추가로 수색 중이라고 말했다. 체코 매체 라디오프라하는 오스트리아와 가까운 남동부 브르노에서 오염된 이유식 병 2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이유식은 생후 5개월부터 먹기 좋다는 독일 업체 히프(HiPP)의 '당근과 감자' 190g 유리병 제품이다. 오스트리아 식품안전청은 먹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며 리콜 명령을 내리고 이미 산 경우 반품하라고 당부했다. 히프는 체코와 슬로바키아 슈퍼마켓에서도 제품을 회수했다.
경찰은 쥐약 성분이 들어간 걸로 의심되는 제품은 바닥에 흰 스티커가 붙어있고 열 때 딸깍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당국은 이같은 정황을 근거로 누군가 일부러 쥐약 성분을 넣어 제조사를 협박하려 했다고 의심한다.
당국과 업체 측은 협박 편지 등 돈을 뜯어내려는 시도가 실제로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유식에 쥐약이 들어갔다는 첩보는 히프 본사가 있는 독일 바이에른주 경찰이 오스트리아 당국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히프는 네슬레·다농과 함께 유럽 유기농 이유식 시장 선두권 업체다. 오스트리아 시장 점유율은 37%에 달한다.
오스트리아 식품안전청에 따르면 쥐약의 주성분은 브로마디올론으로, 비타민 K 작용을 막아 혈액 응고를 방해한다. 사람이 섭취할 경우 2∼5일 지나 잇몸 출혈, 코피, 혈변, 멍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당국은 문제의 이유식을 먹은 아기에게 출혈 또는 심한 쇠약감이 있거나 안색이 창백해지면 반드시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작년 연말부터 올해 초 사이 식중독 독소에 오염된 분유를 먹은 유아 3명이 숨져 아기들 먹거리 불안이 커졌다. 독일에서는 2017년 자동차 부동액에 쓰이는 에틸렌글리콜을 슈퍼마켓 이유식 5병에 넣고 유통업체에 1천175만유로(202억9천만원)를 요구한 공갈범이 징역 1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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