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영매체, 일본군함 감시 영상 공개…"의도적 도발"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를 둘러싸고 중국이 무인기 감시 영상까지 공개하며 대응 수위를 끌어올렸다.
중국 중앙TV(CCTV)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玉淵譚天)은 18일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일본 군함을 전 과정 추적·감시했다며 24초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함번호 107인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이카즈치'가 포착됐으며, 대함미사일 탑재 모습도 확인된다고 중국 측은 주장했다.
중국군은 해당 군함이 지난 17일 오전 4시 2분부터 오후 5시 50분까지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분 단위로 구체적인 이동 시간을 공개한 것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라며 "중국이 대만해협 주변 해역과 공역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전구 부대가 상시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중국 국방부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유효한 감제(瞰制) 통제'라는 표현도 사용했다.
'감'(瞰)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다는 의미고 '제'(制)는 전면적인 통제와 억제를 뜻하는 의미다. 중국군이 대만해협 정세를 전반적으로 장악하고 있음을 부각한 표현으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 중국신문사는 일본의 이번 항행 시점이 시모노세키 조약 체결일과 겹친다는 점에 주목하며 '의도적 도발'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1895년 4월 17일 체결된 시모노세키 조약은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맺은 조약으로, 일본이 대만과 랴오둥반도를 차지하는 계기가 됐다.
신문은 "일본의 이번 항행은 단순한 통과가 아니라 노골적이고 의도적인 도발"이라며 "일본이 상징성이 큰 시점을 의도적으로 선택해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동시에 중국 대응을 시험하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력한 보복을 시사할 때 사용하는 중국식 외교 용어도 동원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쥔정핑'(鈞正平)은 "중국에는 벼랑 끝에서 말고삐를 잡는다는 뜻의 '현애늑마'((懸崖勒馬)라는 표현이 있다"며 "일본은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신중히 행동하며 대만 문제에서의 모험을 중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애늑마'는 위험에 빠지고서야 정신을 차린다는 의미로, 중국이 다른 나라에 강력한 보복을 경고할 때 쓰는 용어다.
이어 "만약 끝까지 고집을 부리고 잘못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기다리는 것은 자신이 지른 불에 타죽게 되는 것(引火燒身)"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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