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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한달] 호르무즈 봉쇄에 나프타 대란…全산업 '도미노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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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한달] 호르무즈 봉쇄에 나프타 대란…全산업 '도미노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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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이란 전쟁 한달] 호르무즈 봉쇄에 나프타 대란…全산업 '도미노 충격'
    나프타 가격 72% 급등…재고 감소에 가동률 조정·공장 가동 중단까지
    정부, 나프타 수출 제한 추진…"소비 절감 등 사회 전반 대응 필요"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공장 가동 중단, 제품 가격 인상, 종량제 봉투 판매 제한까지….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중동발 원료 수급 차질이 국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납사)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도미노 충격'이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나프타 거래 가격은 이란 사태 발발 전인 지난달 27일 t당 633달러에서 지난 24일 약 72% 급등한 1천89달러를 기록했다.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기초 원료로, '산업의 쌀'로 불린다. 이를 통해 에틸렌 등 기초유분이 생산되며 플라스틱, 섬유, 고무 등 다양한 산업의 출발점이 된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및 나프타 수송의 핵심 통로로, 국내 나프타 수입 물량의 절반 이상이 이 지역을 통과하는 만큼 해협 봉쇄가 나프타 공급 차질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현재 재고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약 2주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대로라면 이르면 이번 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부터는 가동률 추가 하락과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평균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률은 이란 사태 전 80% 수준에서 최근 50∼60%대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들의 생산 조정도 현실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3일부터 나프타 공급이 원활해질 때까지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 80만t인 전남 여수 2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여천NCC도 생산량 조정을 위해 올레핀 전환 공정 가동을 중단했고, 롯데케미칼은 생산시설 가동을 멈추는 대정비 작업을 예정보다 3주 앞당겼다.
    이달 초 여천NCC가 '공급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한 데 이어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솔루션 등도 일부 제품에 대한 불가항력 가능성을 고지하며 대응에 나섰다.
    석유화학은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핵심 산업인 만큼 공급 차질에 따른 파급력도 크다.
    에틸렌 등 기초유분 생산이 줄어들 경우 플라스틱, 합성수지, 섬유, 고무 등 후방 산업으로 영향이 빠르게 확산할 수밖에 없다.
    실제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을 사용하는 플라스틱 가공업체들은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플라스틱은 비닐과 포장재 등 일상 전반에 쓰이는 만큼 생산 차질이 이어질 경우 소비재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부 봉투 제조업체는 원료 재고가 한 달 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종량제 봉투 사재기 움직임까지 나타나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구매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종량제 봉투 등 10여개 품목을 '중동 전쟁으로 공급망 충격이 우려되는 품목'으로 정하고 수급 상황을 관리하기로 했다.
    식품업계 역시 포장재 재고가 1~2개월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 대체 소재 확보에 나서는 등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나프타 수급 불안은 비용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원료 가격 급등은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전이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석유화학발 가격 상승이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2차 충격'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페인트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이 현실화했다.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공업은 지난 23일부터 제품별 가격을 20∼55% 인상했고, KCC도 다음 달 6일부터 대리점 공급 가격을 10∼40% 올린다고 예고했다.
    자동차와 조선, 전자, 건설 등 주요 산업 대부분이 석유화학 제품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만큼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일정과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 자동차 및 부품 생산 업계는 현재까지는 에틸렌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없다면서도 향후 수급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는 선박용 강재 절단에 사용하는 에틸렌 수급에 차질이 우려되자 긴급 물량을 확보하고 정부와 협의해 단기 물량 공급 방안을 마련했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가전제품 외장에 석유화학 기반 소재가 사용되는 만큼, 전자업계도 원가 상승과 납기 지연 가능성에 노출됐다.

    정부는 수급 불안이 심화하자 나프타 수출 제한 조치를 추진하고, 대체 수입에 따른 추가 비용을 전쟁 추경 예산에 반영해 기업들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러한 조치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긴급 수급 조정 방안까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기업들이 러시아산 나프타를 수급할 수 있도록 제재 리스크 관련 확인도 진행한 상태다.
    일부 기업은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 가능성을 타진하며 경제성과 물류 여건 등을 검토하고 공급선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근본적인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나프타는 국내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인 만큼 수급 문제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소비 절감 등 사회 전반의 대응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write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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