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살상 무기 수출 허용 방침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일본 정부가 무기 수출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살상 무기 수출 반대론에 "시대가 변했다"며 그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18일 마이니치·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일본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공명당 니시다 마코토 간사장이 살상 무기의 수출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현재 일본을 둘러싼 정세가 매우 엄중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일본) 한 국가뿐만이 아니라 우방국을 늘려 함께 지역의 안정을 실현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미 시대가 변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위 산업의 발전이 "경제 성장, 국민 생활의 풍요로움으로도 이어지고 나라를 확실히 지키는 그런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런 발언은 무기 수출 금지 방침이 정해졌던 60년 전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졌으며, 방위 산업을 키워 경제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평화헌법에 근거해 무기 수출을 수십년간 사실상 금지해왔다.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는 지난 1967년 공산권 등에 대한 수출 금지 방침을 밝혔고, 미키 다케오 전 총리 시절인 1976년에는 무기 수출 금지가 다른 지역으로도 전면 확대됐다.
같은 해 당시 외무상이었던 미야자와 기이치 전 총리는 중의원(하원)에서 "설령 얼마간의 외화 흑자를 벌 수 있다고 해도 우리나라는 무기 수출로 돈을 벌 정도로 보잘것없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다 제2차 아베 신조 정권 때인 2014년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을 마련해 구난, 수송, 경계, 감시, 소해(掃海·바다의 기뢰 등 위험물을 없앰) 등 5가지 용도에 한정해 수출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그 뒤 예외 규정을 늘리면서 수출 제한을 완화해왔으나 살상 무기 수출은 원칙적으로 제한해왔다.
일본 정부는 현재 살상 무기도 원칙적으로 수출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방위 장비 이전 3원칙 운용 지침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일 집권 자민당과 연립 일본유신회는 수출 용도를 5가지 용도로 규정한 방위 장비 수출 규제를 철폐하는 내용을 담은 제언을 다카이치 총리에게 제출했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 달 방위 장비 이전 3원칙의 운용 지침을 개정할 전망이다.
다만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이 지난 8일 발표한 1천54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인 56.6%가 살상 능력이 있는 무기 수출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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