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비 인상에 농산물·일용품까지 오를수도…"유가 30% 오르면 물가 0.31%p↑"
다카이치 "사태 장기화 대비…원유 등 대체 조달처 확보 추진중"

(도쿄·서울=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조성미 기자 =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일본 내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석유 관련 제품은 물론 기름값 상승에 따른 수송비·전기 요금 인상으로 농산물과 일용품까지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다카히데 연구원은 원유 가격이 약 30% 오르면 양배추 값이 4.5% 상승하고 육류와 생선 가격도 2% 정도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아울러 석유 화학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가정용 세제는 9.6%, 샴푸는 6.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우치 연구원은 원유 가격이 30% 오르면 종합적으로 일본 물가가 1년간 0.31%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 급등 영향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신에쓰화학은 건축 자재 등으로 사용되는 폴리염화비닐(PVC) 가격을 약 20% 인상하고 생산량도 줄인다고 전날 발표했다.
또 일본의 대형 해운사가 출자한 컨테이너선 업체는 이달 24일부터 기존 운임에 연료 할증분을 추가한다고 NHK가 전했다. 할증액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80∼210달러(약 12만∼31만3천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NHK는 "연료 할증료는 컨테이너 화물주의 수송비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물가에 폭넓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해설했다.
일본 물가는 오랫동안 거의 오르지 않다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엔화 가치 하락과 맞물려 상승 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물가를 반영한 실질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고 있고, 일본 정부는 고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해 휘발유 세금 일부 인하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아울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란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원유 등의 중동 외 대체 조달처 확보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공명당 니시다 마코토 간사장이 "원유 가격 상승뿐 아니라 일본에 도달하지 않을 위험도 있다"며 대책을 묻자 다카이치 총리는 "사태 장기화에도 지속적으로 국민 생활을 지탱할 방법을 유연하게 검토하겠다"고 대답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어 원유 등이 일본에 들어오지 않을 경우를 염두에 두고 "대체 조달처 확보를 열심히 추진 중이며 여러 리스크에 대비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원유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해 온 일본의 정유업체들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수입국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일본이 중동 지역을 대신해 원유 수입을 늘릴 지역으로는 미국, 중앙아시아, 남미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일본 내 전문가는 증산 여력이 있는 나라는 미국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만일 (미국이) 증산을 시작한다고 해도 일본 외에 (구매를) 바라는 나라가 있을 것"이라며 일본이 희망하는 물량을 모두 조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아사히에 밝혔다.
이 신문은 미국에서 원유를 조달할 경우 수송 거리가 중동산의 두 배에 이를 수 있다며 수송비 증가와 선박 확보 등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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