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해운·물류 이해관계 충돌 장면"…항만 운영 영향은 제한적일 듯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 국영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COSCO·코스코)이 파나마 운하 태평양 측 거점인 발보아항에서의 컨테이너 해운 서비스를 전격 중단했다.
12일 파나마 일간 라프렌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스코는 고객사에 통지문을 보내 10일(현지시간)부터 발보아항에서 모든 선박 입출항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발보아항에서 하역·환적될 예정이던 모든 컨테이너 선박 예약은 취소됐고, 기존에 정기 기항하던 노선 운항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코는 또 빈 컨테이너의 경우 더 이상 발보아항으로 반납할 수 없으며, 파나마 콜론주 소재 만사니요 국제터미널이나 콜론 컨테이너터미널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들 두 항만은 파나마 운하 대서양 측에 있으며, 각각 미국 SSA마린과 대만 에버그린이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의 중국 일간지 연합조보는 코스코와 협력하는 화물운송 대행사들도 긴급 통지를 받고 즉시 발보아항을 목적지로 하는 화물이나 해당 항만 환적 화물의 접수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미 항만에 도착한 화물은 만사니요 국제터미널이나 콜론 컨테이너터미널로 옮기고, 운송 중인 컨테이너는 후속 지침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코의 이번 조치는 파나마 대법원이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CK허치슨의 자회사 파나마포트컴퍼니(PPC)와 파나마 당국 간 항만 운영권 계약을 무효화하고, 파나마 정부가 관련 항만 자산을 강제 접수한 뒤 나온 것이다.
연합조보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조치는 파나마 항만 운영권 분쟁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를 중국의 첫 번째 반격으로 봤다.
앞서 중국 교통운수부는 파나마 정부로부터 운하 운영권을 임시로 넘겨받은 머스크와 지중해해운(MSC) 책임자들을 불러 면담했고, 해당 사실을 공지하며 중국어로 잘못을 지적하고 설명·시정 등을 요구한다는 의미의 '웨탄'(約談)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영국 해운 전문매체 로이즈리스트는 코스코가 세계 4위 컨테이너 해운사이자 태평양 횡단 항로의 주요 사업자인 만큼 이번 조치는 단순한 항로 변경이 아니라 미중 간 해운·물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또 하나의 장면일 수 있다고 전했다.
파나마 대법원의 운영권 계약 무효 판결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연관성을 이유로 안보 우려를 제기하며 CK허치슨의 파나마 운하 운영권 환수를 파나마 정부에 압박해왔다.
다만 코스코의 이번 조치가 발보아항 운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라프렌사는 발보아항 하역 물량의 약 80%가 머스크그룹과 연계돼 있어 코스코 철수는 중대한 타격을 주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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